산사태, 침수, 하천 제방 무너져…충남 2명 사망·5명 부상(종합3보)

민가·농경지·요양원 침수, 청양·공주선 매몰자 구조…학교 502곳 휴교
당진대전고속도 당진분기점, 서해안고속도 해미~서산 일부 통행 재개

충남지역에 내린 집중호우에 침수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17일 충남 예산군 고덕중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고덕중학교 이재민 대피소에는 용리, 구만리 ,하포리 주민 50여 명이 대피해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내포=뉴스1) 김낙희 기자 = 충남 전역 곳곳에 극한 호우가 쏟아지면서 소하천이 넘쳐 민가와 농경지가 잠기고 요양원에 물이 들어차 노인들이 긴급 대피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7개 시·군 500여 학교가 휴교했고, 인명피해도 이어졌다.

17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밤부터 서산에 400㎜ 넘는 비가 내렸다. 최근 26년 사이 일 최다 강수량으로 성연면 일대 주민들이 인근 자치센터로 대피해 있다.

이와 인접한 당진에도 많은 비가 내리면서 당진천 수위가 한 때 제방을 넘어 인근 주민들이 인근 초등학교 등으로 대피했다. 당시 정전 사고도 발생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17일 오전 충남 예산군 삽교읍 용동2리에서 제방이 붕괴돼 중앙119구조본부 충청강원 119특수구조대 대원들이 보트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2025.7.17/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제방이 무너지면서 물이 농경지와 민가를 덮쳤다.

밤사이 349.5㎜의 호우가 내린 아산 곡교천 일대 제방이 이날 오전 무너지면서 빗물이 인근 마을과 농경지를 삼켰다. 다행히 주민들은 미리 대피해 다치지 않았다.

또 천안 병천면 한 노인전문요양원이 일부 침수되고 정전 사고로 이어져 요양 중이던 노인 등 57명이 인근 체육관으로 임시 대피했다.

같은 시간에 예산 삽교천 제방이 무너져 삽교읍 용동리 마을과 농경지가 침수됐다. 소방은 미리 대피하지 못한 주민 5명을 모두 구조했다.

도내 임시 대피 인원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284세대 1026명에 달한다. 집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든 수치로 약 60명이 곳곳에서 소강상태를 보이자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소방에 접수된 신고 건수는 948건이 누적됐다. 경찰에 따로 접수된 신고 건수는 17일 밤 12시부터 오전 2시까지 2520건이다.

호우로 일시 중지됐던 열차의 정상운행은 지연되고 있다. 한국철도공사는 △장항선 천안역~익산역 △서해선 홍성역~안중역의 일반 열차 운행을 멈춰 세웠다. 아직 운행 재개 시간은 파악되지 않는다고 코레일 관계자는 설명했다.

비탈면 토사 유출로 통제된 '당진대전고속도로 당진분기점'과 '서해안고속도로 서울방향 해미~서산구간'은 현재 일부 통행이 재개됐다. 토사 유실된 보령 공공시설(도로 2곳)은 아직 복구 중이다.

이런 가운데 도내 7개 시·군(아산·서산·당진·예산·홍성·공주·천안) 유치원, 초·중·고·특수학교 502곳의 교문이 휴업령이 내려져 닫혔다.

폭우가 쏟아진 17일 충남 서산 성연면 오사3거리의 헌 도로가 물에 잠겨 있다. (독자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5.7.17/뉴스1

인명피해도 이어졌다.

17일 오전 7시 11분께 서산 청지천 인근 석남동 세무서사거리에서 실종 신고 접수된 80대 남성이 3시간여 만에 실종 장소 하류 주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전 3시 59분에는 같은 장소에서 50대 남성이 침수된 차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각각 다른 차량에 탑승 중이던 이들은 폭우 속 세무서사거리를 지날 당시 갑자기 물이 들어차자 그대로 고립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9시 34분께엔 청양 대치면에서 산사태가 발생, 한 주택 거주자 2명이 매몰됐다. 구조에 나선 소방이 매몰자 2명(중상1·경상1)을 모두 구조했다. 다리 골절과 허리를 다친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오전 7시 52분에는 공주 정안면 태성리 마을회관 뒤편에서 유출된 토사 제거에 나섰던 주민 3명이 작업 도중 토사에 매몰됐다. 이들 중 1명은 중상, 나머지 2명은 경상을 입었다. 이들은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한편, 이날 낮 12께 당진 한 시장 인근 침수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80대 남성은 이번 호우 피해 집계에서 제외됐다. 소방 관계자는 "호우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밖의 인명피해는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

기상청은 17일 밤 12시까지 도내에 적게는 50~100㎜, 많게는 150㎜ 이상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18~19일엔 적게는 50~150㎜, 많게는 180㎜ 이상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틀간 도내에 내린 누적 강수량은 최대 500㎜를 넘어선 상태다. 현재 도내 시·군에 내려진 호우 경보는 모두 해제됐으나 주의보는 유지 중이다.

luck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