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전우 찾아오라니"…탈 많은 '병역명문가' 보완 시급
서류상 병적 남아있는데 '군번 조회' 안돼 퇴짜
"공익은 병역 아니냐"…현역만 대상 불만
- 김종서 기자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대대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도 ‘병역명문가’ 신청을 거절당한 황당한 사연이 잇따르면서 제도 보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대전에 거주하는 A씨(66)는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부친부터 자신의 아들까지 3대가 현역복무를 마쳐 지난 2020년 대전지방병무청에 병역명문가를 신청했지만 부친의 군적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병역명문가는 2004년부터 매년 3대가 현역 복무를 성실히 마친 가문을 선정하는 정부 사업으로, 국·공립시설 이용료 면제나 할인, 영외 군마트(PX) 이용, 일부 지정 시설에 대한 군인 요금 할인 등 혜택이 주어진다.
지난 2000년 별세한 A씨 부친의 병적은 등본 초본에 ‘1954년 중사 전역’이라고 명시돼있다. A씨는 부친이 예비군 창설 초기 소집됐던 기록과 군 복무 시절 군복을 입고 촬영한 낡은 사진도 갖고 있다.
그러나 전산 기록에 부친의 복무 기록이 명확히 남아있지 않은 탓에 3년째 병역명문가 신청은 계류 중이다. A씨는 군에까지 문의해봤지만, 부친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기록이 확인된다는 결과를 들었다.
A씨는 “아버지께서 생전에 6·25 전쟁에도 참전하셔서 돌아가시면 국립임실호국원에 안장되실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행정 서류상에는 군적이 확인되는데 군에서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신청할 수 없다는 사실이 어처구니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답답해하니 증명할 수 있는 사진이나 자료가 있냐고 해서 부친의 군생활을 담은 사진을 제출했다”며 “이것도 부족하다며 70년 전 아버지와 군생활을 함께 한 전우를 찾을 수 없냐고 물었다”고 황당해했다.
23년 전 세상을 떠난 A씨 부친은 참전유공자로 등록되지도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대전지방병무청 관계자는 “대부분 병적 기록이 잘 기록돼 있어 신청 자격이 된다면 별다른 무리 없이 선정하고 있다”며 “다만 기록상 명확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 안타깝지만 거부를 통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보통은 전산상 기록이 돼 있으나 동명이인이 있거나 하는 경우 오류가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훈장 등 증거품으로 증명할 수 있다”며 “정확하게 안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겠다”고 답했다.
이밖에 다른 황당한 이유로 병역명문가를 거절당한 사례는 또 있다.
한 누리꾼은 자신의 블로그에 ‘내가 군을 싫어하는 이유’라는 글을 통해 병역명문가 신청을 거절당한 사연을 전했다. 그는 “내가 군대를 싫어하는 이유는 시간낭비, 비효율성, 불공정함이 아닌 병무청에서 진행 중인 병역명문가 제도 때문”이라며 “나를 포함한 3대가 병역을 마쳤지만 신청을 거절당했다. 이유는 부친쪽에 공익근무를 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는 병무청이 공익근무를 병역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과 같다”며 “사소한 것조차 챙겨주지 않으면서 앵무새처럼 병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국심을 가지라는 태도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고 비판했다.
이밖에 과거 동생이 방위병으로 근무를 마쳤다는 이유로 병역명문가 신청이 좌절됐다는 사연도 전해졌다.
kjs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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