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이렇게 예쁜 네가 왜 먼저 가야 하니…" 오열 속 발인
대전서 20대 여성 희생자 영결식 엄수…유족·친구들 눈물
- 최일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지난 토요일 밤의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유가족과 친구들에게 너무나 잔인한 11월의 첫날이 밝았다.
300여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대전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서 1일 오전 20대 여성 희생자 A씨의 발인이 오열 속에 엄수됐다.
한창 예쁜 꽃다운 나이의 딸이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열린 핼러윈 축제에 참여했다가 최악의 압사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은 듯, 환하게 웃고 있는 영정 속 고인의 얼굴을 보며 목놓아 울던 어머니는 몸을 가누지 못한 채 휘청거렸다.
결국 휠체어에 의지한 어머니는 억장이 무너지는 듯 오열하며 20여년의 짧은 생을 마감한 딸의 마지막 모습을 지켜봤다.
아내를 부축하며 애써 눈물을 참던 고인의 아버지, 유족을 위로하며 속으로 눈물을 삼키던 친구들도 울음을 터뜨리며 보는 이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했다.
대전 모 대학 출신인 A씨와 동아리 활동을 함께했다는 B씨는 “쾌활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분위기를 이끄는 친구였다”고 고인을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학과 동기인 C씨는 “활달하고 예쁘고 무엇이든 잘 해내는 친구였는데…”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발인 직전 조문을 한 조승래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유성갑)은 “영정 속 젊은 친구들의 얼굴을 보니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며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한편 이곳 장례식장에는 A씨 외에도 20대 여성과 30대 남성 사망자 2명의 빈소가 마련돼 있고, 이날 모두 발인이 예정돼 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발인을 앞둔 각 빈소에는 적막감이 감돌았고, 덩그러니 놓여 있는 영정 속 희생자들의 밝은 얼굴이 그날의 아픔을 고스란히 전해줬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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