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삼성증권 주식 공매도…개인투자자들 빈축 사
- 김태진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김태진 기자 =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사고와 관련해 공매도를 폐지하라는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증권시장에서 대표적인 기관투자가의 하나로 시장의 지지세력 역할을 하는 연기금이 사고 당일부터 많은 양의 삼성증권 주식을 공매도해 개인투자자들로 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지난 9일 130억여원 상당의 삼성증권 주식을 공매도하고, 지난 6일에는 220억여원 상당의 삼성증권 주식을 공매도 했다.
연기금은 전날 삼성증권 주식 37만6683주를, 유령증권 배당 사고일인 지난 6일에는 같은회사 주식 81만8599주를 매도 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내는 것이다. 없는 주식을 판 뒤 결제일이 돌아오는 3일 내 주식을 구해 매입자에게 돌려주면 된다. 주가가 빠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시세차익을 노리고 이러한 공매도를 한다.
연기금은 연금(pension)과 기금(fund)을 합친 것으로, 국민연금기금·공무원연금기금·우체국보험기금·사학연금기금을 우리나라 4대 연기금이라 부른다.
이와 관련, 국내 굴지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 종목토론실에서는 연기금의 공매도에 대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A씨는 "6일과 9일 연기금이 매도한 450억 원 규모의 주식은 삼성증권을 돕기 위한 것이냐"고 비난했다.
B씨는 "(유령주식 배당) 사건 당일인 6일 연기금은 삼성증권 주식 80여만주, 약 300억 원 가량을, 다음 거래일인 9일에도 40여만주를 추가로 공매도 했다"며 "연기금은 6일 주가 급락에 따른 로스컷 매도라고 해명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아무도 믿지 않는다, 연기금과 삼성증권은 물론 다른 여러 증권사들이 모두 한통속"이라고 꼬집었다.
C씨는 "연기금이 이날 삼성증권과 거래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은 삼성증권 창구만 쓰지 않는다는 것이지 삼성에서 자산운용은 예전대로 한다"며 "국민들이 무식한지 알고 간을 보고는 것이므로 연기금과 삼성증권에 속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긴급 증권사 사장단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고는 투자자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렸다"며 "금감원이 충분한 검사를 진행하고 응분의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 사고에 대해 법률적 문제 가능성도 언급했다.
삼성증권을 규제하고 공매도(없는 주식을 빌려 파는 것)를 금지해 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참여자가 10일 오전 8시께 2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6일 올라온 해당 청원은 10일 오전 8시18분 현재 20만2599명이 참여했다. 이에 따라 청와대나 정부가 공식답변을 내놓기로 한 기준인 '20만명'을 충족하면서 청와대 또는 정부 측의 답변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해당 청원자는 "삼성증권의 발행 한도는 1억2000만주인데 우리사주 1주당 1000주씩 총 28억 주가 배당됐고 500만주가 유통됐다"며 "이는 없는 주식을 배당하고 그 없는 주식이 유통될 수 있다는 이야기로 주식을 빌리지 않고도 공매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증권사가 마음만 먹으면 주식을 찍어내고 팔 수 있다는 것"이라며 "서민만 당하는 공매도를 꼭 폐지하고 이를 계기로 증권사의 대대적인 조사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금을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입금하는 사상 초유의 사고를 냈다. 시가총액 112조원에 달하는 28억1000만주가 우리사주를 보유한 임직원 2018명에게 계좌에 잘못 입고됐다. 직원 16명은 이중 501만2000주를 시장에 팔아치웠다. 그 여파로 주가는 장중 12% 가까이 급락했다.
이를 두고 무차입 공매도(Naked Short Selling) 의혹이 증권가 안팎에서 제기됐다. 우리 금융당국은 공매도 중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하고 차입 공매도만 허용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라면 증권금융회사가 보유한 주식을 신용으로 차입하거나 한국예탁결제원과 같은 중개기관을 통해 차입해야만 거래할 수 있다. 삼성증권 주식을 판 직원이 이처럼 차입을 하지 않았다면 당국은 불법 거래로 판단할 수 있다.
만일 삼성증권(시스템)이나 직원이 무차입 공매도를 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합법적인 공매도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사안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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