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 공무원노조의 은밀한 거래…월급 주고 전임활동 보장
사실상 전임으로 포장 …전국 50곳 불법행위 관측
- 유창림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유창림 기자 =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노조 전임활동을 이유로 소속 공무원에게 업무 배정을 하지 않은 채 월급을 지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 입장에서는 노조 업무를 보는 공무원에게 시 예산으로 월급을 지급한다는 예산 낭비, 공무원 사회에서는 월급이라는 목줄에 잡혀 조합원을 위한 교섭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노동조합 업무에만 종사하는 사람을 '전임자'라 하고 전임자는 임용권자의 동의를 받아 활동할 수 있다. 이 법은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전임자에게 휴직명령을 해야 하며 전임기간 중 보수를 지급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노조 전임활동을 보장하지만 보수는 지급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일부 지자체에서 이 같은 법규를 어기고 공무원노조 전임활동을 보장하면서 보수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충남 천안시청공무원노동조합의 경우 노조위원장이 노조 전임활동을 하면서 시로부터 매달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지급받고 있다.
천안시는 해당 노조위원장을 교통과로 배정했지만 담당 업무는 지정하지는 않았다. 법이 정한 휴직명령을 하지 않은 채 전임활동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시와 노조의 단체협약 조항에 노조활동 보장 규정이 있고 이 규정에 따라 조합장의 전임활동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조사를 해보니 전국에서 약 50여 지자체가 천안시와 같은 형태로 전임활동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에서는 지자체로부터 월급을 지급 받으면서 노조 전임활동을 하는 행위에 대해 ‘사실상 전임’이라는 이름을 붙여 공공연한 비밀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사실상 전임' 문제로 노조간 분쟁이 발생한 경우도 있다.
수원시의 경우 2016년 6월 수원시민주공무원노조의 '사실상 전임' 행위가 수원시청공무원노조의 고발로 드러났다. 수원시민공무원노조는 이후 지부장을 비롯한 2명을 휴직 신청하고 2018년 1월 현재까지 조합비로 월급을 지급하는 이른바 ‘법적 전임’ 활동으로 전환했다.
수원시민공무원노조 전임자 A씨는 “월급을 뺀 조합비로는 체육대회, 조합원 각종 복지사업 등을 운영하기에 빠듯하다”면서 “그래도 수원처럼 규모가 큰 지자체나 가능한 일이지 조합원 500~1000명의 소규모 지자체에서는 '법적 전임'이 어려워 '사실상 전임'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실상 전임'은 명백한 부당 노동행위라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설명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전임활동은 단체장의 승인이 있어야 하며, 전임활동을 승인할 경우 단체장은 반드시 휴직명령을 내려야 한다”면서 “휴직명령을 하지 않았다면 공무원노조법 위반이고 휴직명령 상태에서 기본급과 수당이 지급됐다면 부당 노동행위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자체 명의로 설립된 노동조합은 광역 21곳, 기초 83곳이며, 지부 형태로 활동하고 있는 지자체의 노조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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