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자살, 과도한 경쟁이 부른 스트레스가 주원인

상대적 박탈감, 고립된 기숙사 생활도 정서 불안 초래 우려
또래 상담 등 심리적 우울 치료 및 재기 환경 조성 시급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라 발생하는 원인이 과도한 경쟁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한 것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25일 학계 등에 따르면 카이스트 학생들의 잇단 자살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고 있으나 그 가운데 과도한 경쟁이 부른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성장과정에서 항상 1등에 익숙한 이들이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심리적 박탈감을 느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충남대 심리학과 전우영 교수는 “경쟁을 강조하는 사회 구조상 심리적으로 부상을 당하는 사람들이 늘 생기고 있다”며 “이 같은 사회 구조에서 심리적인 상처를 입으면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우울로 연결될 수 있으며, 이 우울이 심해지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충북의 한 대학 교수는 "우수한 인재들이 경쟁에서 뒤처질 때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다른 경우보다 더욱 크기 때문에 카이스트의 경쟁 구조가 자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 고립된 생활에 따른 정서적인 문제로 이 같은 선택을 하게 된다는 의견도 관심을 끌었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일반대학과 달리 기숙사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며,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전공과목과 연구에 매진하고 있어 가족·친구 등과 정서적으로 교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

이로 인해 내성적인 학생의 경우 혼자 고민을 하게 되며, 고민이 계속 쌓이게 되면 우울증이 생겨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와 관련, 카이스트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자살 방지 대책은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는 문제점만 드러냈다.

카이스트는 재학생 자살 추정 사건이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학교 차원에서 자살 예방 대책을 마련했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자살한 학생의 대부분이 스트레스 클리닉과 상담센터를 방문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자살 방지책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에서이다.

카이스트의 자살 방지책으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시 심리검사를 통한 우울증 등의 체크 ▲스트레스 클리닉 운영 ▲전교생 대상 정신건강검진 ▲상담센터 운영 등을 내세웠다.

그러나 카이스트 관계자는 “목숨을 끊은 학생 대부분이 상담센터와 스트레스 클리닉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이를 뒷받침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자살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친밀한 친구·동료 등과의 또래상담이 자살 방지 대안으로 권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대 심리학과 전우영 교수는 “이 같은 과도한 경쟁구조에서는 우울에 빠지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경쟁관계에서 빠지는 심리적 우울을 치료해 주고 이들이 재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AIST 재학생 사망 사건은 지난 2011년부터 비롯, 당시 학생 4명·교수 1명이 자살을 한데 이어 2012년 학생 1명, 2014년 학생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올해에만 벌써 2명의 학생이 자살해 2011년부터 현재까지 총 9명의 학생이 자살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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