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공산성' 붕괴…4대강사업 영향 의혹

높이 2.5m, 길이 9m가량 석축붕괴…문화재관리 비상

14일 오전 내린 폭우로 문화재로 지정된 공주 공산성 석축이 크게 무너져 내렸다. 이번 붕괴로 4대강사업과의 개연성 등 논란과 함께 문화재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 사진은 뉴스1 이 항공기를 이용 촬영한 모습. © News1 / 공주=이영석 기자

(대전=뉴스1) 연제민 기자 = 공주 공산성(사적 제12호)이 지난 14일 오전 내린 폭우로 성곽 앞 석축이 크게 붕괴돼 문화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백제문화제를 앞두고 행사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또 이번 붕괴는 지난달 전문가로 구성된 4대강사업 국민검증단의 검증결과 '금강 준설공사로 공산성침해가 우려된다'는 강한 지적이 현실로 나타나 개연성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뉴스1 8월28일자, 9월2일자 현장보도>

이날 무너져 내린 곳은 공산성 전망대인 공복루 앞이며 높이 2.5m, 길이 9m가량이나 석축이 붕괴됐다.

공주시 관계자는 “폭우로 지반이 침하되면서 성의 일부가 내려앉았다”며 “성곽내 뒷채움돌 부분의 생긴 구멍에 빗물이 흘러들어가 붕괴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석성으로 축조한 조선시대 이후 지금까지 오랜 역사를 거치면서 각종 폭우 등 자연재해에도 견고하게 견뎌온 공산성이 하룻사이 내린 폭우로 지반이 붕괴됐다는 것에 대해 그동안 ‘4대강 준설공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무게가 실리고 있다.

특히 무너져 내린 곳이 이미 지반침해로 약간의 배불림 현상이 진행된 부분이어서 정밀조사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28일 4대강사업 국민검증단으로 참여해 공산성을 조사한 황평우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은 "(4대강 사업 전) 강 중심부까지 모래톱이 있던 곳에 토사는 온데간데없고 눈으로 봐도 강과 성벽이 너무 가까워졌다"며 "공산성 부근 수심이 1m에서 7m로 깊어졌는데 유압은 7배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졌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연관성을 제기한 바 있다.

즉 깊어진 수심으로 강 쪽 수압력이 성벽에 강하게 가해지면서 성벽을 떠받치고 있는 지반이 약해져 흙이 주저앉아 구멍이 생기는 ‘포트홀’과 성벽이 뒤틀리면서 나타나는 ‘배부름’ 현상이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는 점이 이를 반증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검증단은 "공산성이 이 상태로 2~3년이 경과되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 한 바 있다.

이날 붕괴로 전문가들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문화재청과 충남도, 공주시는 정확한 붕괴원인을 조사한 뒤 정상복원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공산성 붕괴로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열리는 백제문화재 행사중 공산성 관람객들에 대해서는 불편이 예상된다.

공주시 관계자는 “이번 성곽붕괴가 4대강사업과 연관성있는지 여부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필요하다”며 “문화재 위원들과 다시한번 확인 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 백제문화재를 앞두고 관광객들의 관람에는 영향이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무너져내린 곳은 안전상 위험할 것으로 판단해 통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적12호인 백제문화제 공산성의 석축 일부가 폭우에 크게 무너져 내렸다. 문화재관리의 허점을 드러냈다. 뉴스1 이 단독으로 항공촬영한 모습 © News1 /공주=이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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