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전임 총장은 강의시간 줄여" 대구대, 퇴임 총장 예우 규정 논란
박순진 전 총장, 교내 게시판 달아오르자 지역 신문에 ‘항변’
퇴임 전 시수감면 등 통과
- 공정식 기자
(경산=뉴스1) 공정식 기자 = 한 사립대학이 퇴임 총장의 강의 시간을 줄이는 예우 규정을 신설해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대는 지난 6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박순진 총장 퇴임을 약 1주일 앞두고 '전임 총장의 경우, 주당 의무 강의 시간을 현재 9시간에서 6시간으로 2년간 줄여준다'는 전임 총장 예우 규정을 만들었다.
이에 대구대 교수회는 '개인을 위한 특혜'라고 반발하며 즉각 폐지를 요청했지만, 신임 총장 취임 후에도 새로 구성된 본부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순진 전 대구대 총장은 2022년 7월 1일 취임해 4년 임기를 채운 뒤 지난 6월 30일 퇴임했다.
지난 21일 대구대 교수회는 대학 구성원들이 소통하는 자유게시판에 "전임 총장 책임시간 감면 규정 폐지를 요청합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다음 날 교수노조도 교수회 글에 "전임 총장 예우 규정 폐지와 함께 경위 확인도 필요합니다"라는 답을 달아 교수회에 힘을 보탰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구대 관계자는 "학과장은 보통 2년씩 순번제로 업무를 하고 있다. 행정 업무가 많아 박 전 총장 재직 시절 계속해서 의무시수를 9시간에서 6시간으로 줄여달라고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공적 업무를 무시한 채 퇴임 직전 (자신을 위한) 예우 규정을 신설한 것은 개인의 잇속을 챙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학의 주인인 구성원이 선거로 총장을 뽑아 구성원의 권한을 위임해 공적 업무를 우선하라고 한 것이 총장이다. 그런데 줄기차게 요구한 학과장의 시수감면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시수감면은 대학 교원이 의무적으로 맡아야 하는 강의 시간(책임시수)을 보직 겸직 등 특정 사유에 따라 줄여주는 것을 뜻한다.
대구권 타 대학도 교원이 여러 업무를 겸하면서 시수감면은 수용하고 있지만, 대부분 '대학 규정'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박순진 전 총장은 퇴임 후 원래 소속이었던 대구대 경찰학부로 돌아갔고, 1년간 교수 연구년(휴학년제)에 들어갔다.
대구대 내부 게시판이 전임 총장 예우에 대한 비판으로 달아오르던 중, 박 전 총장은 지난달 28일 지역의 한 신문에 자기 생각을 담은 글을 기고했다. 대학 갈등은 캠퍼스 밖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박 전 총장은 "남을 비난하기 전에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공덕은 공덕대로 악업은 악업대로 쌓인다. 앞이 뒤가 되고 뒤가 앞이 되면 자기가 내지른 업보를 고스란히 되돌려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일삼성(一日三省)이란 옛말을 떠올려본다. 남의 행실을 꼬집고 탓하기 전에 나를 먼저 살펴보자. 매사에 신중하여 늘 삼가고 때때로 스스로 되돌아볼 일이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대구대 측은 "해당 규정 개정은 대학에 정해진 절차를 준수해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현재 전임 총장에 대한 예우는 개정된 규정에 따라 이행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안과 관련한 학내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이를 면밀히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jsg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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