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지난주보다 올랐네요"…추석 장보기 나선 포항시민들 한숨

오천·죽도시장 모처럼 북적였지만 소비자 지갑은 신중
상인들 "가격만 묻고 돌아가는 손님 적지 않아"

추석을 닷새 앞둔 20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 전통시장이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시민들로 붐볐다. 2026.9.20 ⓒ 뉴스1 최창호 기자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월급 빼고 다 오른 것 같아요. 추석이라 안 살 수도 없고…."

추석을 닷새 앞둔 20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시장.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시민들로 시장 골목은 모처럼 북적였지만 매대 앞에서 지갑을 여는 손길은 신중했다.

장을 보던 60대 A 씨는 고구마를 집어 들었다가 상인에게 가격을 묻고 잠시 멈칫했다.

"지난주보다 1000원 넘게 올랐어요."

상인의 말을 들은 A 씨는 "차례상에 올릴 나물과 생선도 지난주보다 값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며 "그래도 시장에서는 조금씩 에누리를 해줘 그나마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석을 닷새 앞둔 20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 전통시장이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시민들로 모처럼 붐볐다. 2026.9.20 ⓒ 뉴스1 최창호 기자
추석을 닷새 앞둔 20일 경북 포항시 죽도시장에서 한 시민이 선물용 오징어를 고르고 있다. 2026.9.20 ⓒ 뉴스1 최창호 기자

추석 대목을 앞두고 시장을 찾는 사람은 늘었지만 상인들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았다.

배와 사과를 파는 70대 노점상은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시장에 오는 사람은 확실히 늘었다"면서도 "막상 가격을 물어본 뒤 그냥 가는 사람이 많아 실제로 물건을 사가는 손님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고 했다.

경북 최대 규모 전통시장인 죽도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선물용 오징어와 수산물을 살펴보던 관광객들은 가격을 묻거나 상품을 한참 비교한 뒤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죽도시장에서 선물용 오징어를 판매하는 50대 상인은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가격이 크게 오른 품목은 아니지만 관광객 자체가 줄어든 게 더 문제"라며 "명절 대목이라고 해도 예전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모처럼 시장 골목에는 사람이 몰렸다. 하지만 물건값을 묻고 다시 내려놓는 손님과 한 푼이라도 더 깎아주려는 상인의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고물가 속 달라진 명절 풍경도 함께 드러났다.

choi1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