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지난주보다 올랐네요"…추석 장보기 나선 포항시민들 한숨
오천·죽도시장 모처럼 북적였지만 소비자 지갑은 신중
상인들 "가격만 묻고 돌아가는 손님 적지 않아"
- 최창호 기자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월급 빼고 다 오른 것 같아요. 추석이라 안 살 수도 없고…."
추석을 닷새 앞둔 20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시장. 제수용품을 사러 나온 시민들로 시장 골목은 모처럼 북적였지만 매대 앞에서 지갑을 여는 손길은 신중했다.
장을 보던 60대 A 씨는 고구마를 집어 들었다가 상인에게 가격을 묻고 잠시 멈칫했다.
"지난주보다 1000원 넘게 올랐어요."
상인의 말을 들은 A 씨는 "차례상에 올릴 나물과 생선도 지난주보다 값이 많이 오른 것 같다"며 "그래도 시장에서는 조금씩 에누리를 해줘 그나마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시장을 찾는 사람은 늘었지만 상인들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았다.
배와 사과를 파는 70대 노점상은 "추석이 가까워지면서 시장에 오는 사람은 확실히 늘었다"면서도 "막상 가격을 물어본 뒤 그냥 가는 사람이 많아 실제로 물건을 사가는 손님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고 했다.
경북 최대 규모 전통시장인 죽도시장도 사정은 비슷했다.
선물용 오징어와 수산물을 살펴보던 관광객들은 가격을 묻거나 상품을 한참 비교한 뒤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죽도시장에서 선물용 오징어를 판매하는 50대 상인은 "지난해 추석과 비교해 가격이 크게 오른 품목은 아니지만 관광객 자체가 줄어든 게 더 문제"라며 "명절 대목이라고 해도 예전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모처럼 시장 골목에는 사람이 몰렸다. 하지만 물건값을 묻고 다시 내려놓는 손님과 한 푼이라도 더 깎아주려는 상인의 실랑이가 이어지면서 고물가 속 달라진 명절 풍경도 함께 드러났다.
choi1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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