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큰일 났다'…병원까지 1시간 넘게 걸린 응급환자 2394건

22개 시·군 중 16곳 응급의료 취약지역…칠곡 환자 94% 타지역 이송
영천은 의사 부족에 응급실 파행…농어촌·산간지역 의료격차 현실화

26일 경북소방본부 구조헬기가 포항시 남구 해도동 형산강 이·착륙장에서 울릉도에서 발생한 응급환자를 이송한 후 이룩하고 있다. 2024.5.26 ⓒ 뉴스1 최창호 기자

(안동=뉴스1) 신성훈 기자 = 경북에서 119구급차에 실린 환자가 현장을 출발해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이상 걸린 사례가 한 해 2400건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22개 시·군 중 16곳이 응급의료 취약지역으로 분류된 데다 일부 지역에서는 응급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이 치료를 위해 다른 시·군으로 이동하는 등 '골든타임 격차'가 현실화하고 있다.

19일 소방청과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따르면 2024년 경북에서 119구급대가 환자를 태우고 현장을 출발한 뒤 병원에 도착하기까지 1시간 이상 걸린 사례는 2394건으로 집계됐다.

국립중앙의료원의 '2025년 의료취약지 모니터링 연구'에서는 경북 22개 시·군 중 16곳이 응급의료 취약지역으로 분류됐다. 권역응급의료센터까지 60분, 지역응급의료센터까지 30분 이내 접근할 수 있는지 등을 토대로 한 결과다.

경북의 응급의료기관은 36곳이지만 중증 환자의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안동·포항·구미지역 3곳에 불과하다. 의성·영양·영덕·성주·봉화 등 취약지역에서는 정식 응급의료기관이 아닌 당직의료기관이 응급환자 진료를 담당하고 있다.

취약지역에서 제외된 칠곡군은 지난해 119로 이송된 환자 4048명 중 93.9%가 다른 지역으로 이송된 것으로 파악됐으며, 대부분 구미, 대구로 이송됐다. 여기에 칠곡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던 왜관병원이 의료진 확보 어려움과 경영난 등으로 지난 7월 운영을 종료했다.

영천에서도 지역 유일 종합병원인 영남대 영천병원의 응급실 의사가 올해 초 5명에서 3명으로 줄면서 이달 들어 야간과 주말 일부 시간대 응급실 운영이 중단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산간 지역은 병원까지의 거리도 문제다. 지난해 12월 울진의 한 건설 현장에서 쓰러진 근로자는 중증 심혈관질환으로 닥터헬기가 투입돼 안동병원으로 이송됐다. 육로로 90분 이상 걸리는 거리지만 닥터헬기는 약 25분 만에 울진지역 헬기 인계점에 도착했다.

2013년 운항을 시작한 경북 닥터헬기는 올해 6월 말까지 중증 응급환자 3748명을 이송했다. 중증 외상 920명, 뇌 질환 777명, 심장질환 526명 등이다.

도서 지역인 울릉도는 외부 전문의 파견을 확대해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다. 영양에는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전문의가 한 명도 없어 최근 생후 5개월 된 영아가 치료를 위해 약 300㎞ 떨어진 부산지역 병원까지 이동하기도 했다.

경북도는 지난 6월부터 119구급대의 중증도 분류와 대구·경북 광역응급의료상황실의 병원 선정을 연계한 '3단계 응급환자 이송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추석 연휴인 오는 24~27일에는 도내 응급의료기관 36곳을 24시간 운영하고 병의원과 약국 610곳을 지정해 비상 진료체계를 가동한다.

하지만 경북에서 한 해 2394건의 응급환자 이송에 1시간 이상이 걸리고 칠곡에서는 환자의 90% 이상이 지역을 벗어나 병원을 찾고 있다. 의료진 부족까지 겹치면서 농어촌·산간 지역에서는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응급환자의 골든타임에도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