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억 흑자' 태왕은 왜 회생 신청했나…1100억 PF 보증채무 현실화(종합)

노기원 회장 "피해 최소화가 회사 도리"

노기원 태왕이앤씨 회장이 9일 대구회생법원에서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6.9.9 ⓒ 뉴스1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태왕이앤씨가 흑자를 유지하고도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배경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수금 증가와 1100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채무 현실화 등으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대구회생법원의 '대표자심문 질의응답 요지'에 따르면 태왕은 회생절차 신청 이유에 대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실채권과 미회수 공사대금이 늘어나 PF 보증채무가 현실화하고 공사미수금에 대한 가압류까지 발생하면서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했다"며 "정상적인 영업을 유지하면서 채무를 조정하기 위해 회생절차를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태왕은 지난해 매출 3230억 8600만 원, 영업이익 225억 6400만 원, 당기순이익 157억 8000만 원을 기록했다. 영업 자체는 흑자를 유지했지만 2024년보다 매출과 이익 규모는 감소했다.

흑자에도 회생절차를 신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회계상 이익이 발생하더라도 공사대금과 대여금 등이 제때 현금으로 회수되지 않으면 자금난이 발생할 수 있다"며 "대규모 보증채무 현실화와 공사미수금 회수 지연, 가압류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실제 현금흐름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북 고령 월성일반산업단지 폐기물 매립시설 건축사업과 관련한 PF 보증채무 현실화가 유동성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태왕은 "1100억 원 규모의 PF 보증채무가 현실화했다"며 "이 가운데 189억 원은 담보권, 911억 원은 회생채권으로 분류해 회생 신청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기준 태왕의 자산은 4516억 원, 부채는 3209억 원으로 나타났다.

태왕이 자체 산정한 청산가치는 1549억 원, 계속기업가치는 2119억 원으로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570억 원 높았다. 태왕은 이를 근거로 영업을 계속하면서 회생을 추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미지급 급여와 퇴직금, 보험료 등 체납 규모는 79억 8100만 원이다. 임직원 수는 지난 7월 기준 179명으로, 2025년 206명보다 27명 감소했다.

태왕은 "인위적인 감원이나 급여 조정은 시행하지 않고 있다"며 "경영 악화에 따른 자진 퇴사가 일부 발생했고 향후 감원이나 급여 조정을 검토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미수금과 관계회사 채권의 조기 회수를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비용 절감과 경영 효율화를 병행해 공사와 영업활동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면서 자체 회생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1시간가량 진행된 심문을 마친 노기원 태왕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지역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에 송구하다"며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회사의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회생법원은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데 1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 향토 건설사인 태왕이앤씨는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전국 건설업체 가운데 67위를 기록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