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회 우승·프로선수 키웠는데…예일메디텍고 운동부 축소 논란

학부모 "학교 정책 믿고 진학…학생들이 실험 대상인가"
학교 "폐지 아니고 재구조화 검토…운동부 학생 줄 가능성"

예일메디텍고등학교 축구부가 2022년 7월 경남고성에서 진행된 제59회 U-17 청룡기대회에서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다.(예일메디텍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2026.9.7/뉴스1

(안동=뉴스1) 신성훈 기자 = 경북 안동 예일메디텍고등학교가 체육 중점과정을 통해 전국대회 우승과 프로선수 배출 등 성과를 내고 있지만 교육과정 재구조화에 따라 운동부 학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있다.

7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예일메디텍고의 전신인 영문고는 2016년 체육 중점학교로 지정돼 축구와 야구, 배구 등 운동부를 육성해 왔다.

이후 기존 체육에 보건·의료 분야를 추가해 2019년 특성화 학교 인가를 받았고, 2021년 교명을 예일메디텍고로 변경해 보건과 체육을 학교의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꾸준한 성과를 낸 축구부는 2022년 U-17 청룡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 7월 제59회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에서는 학교 역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올랐다.

야구부 역시 2022년 경북도지사기 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했으며 박수용(KIA), 서상준(SK·SSG), 박찬호(LG), 양현진(두산) 등 프로선수도 배출했다.

하지만 최근 학교가 교육과정 재구조화를 검토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특성화고 전환 이후에도 운동부 학생들은 일반계 교육과정에 남아 있는데 학교는 이를 특성화고 중심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구조화로 일반계 정원이 줄어들 경우 운동부 학생 수도 함께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학교 관계자는 "체육 중점과정을 폐지한다는 것은 아니다. 교육과정 일원화를 위한 재구조화가 되면 운동부 학생 수가 줄어들 가능성은 있다"며 "학생 감소가 선수층과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 학부모들과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운동부 학생 감소가 단순한 정원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축구·야구·배구 같은 단체종목은 선수층이 얇아지면 훈련과 경기력, 대회 성적은 물론 학생들의 대학 진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7일 대구보건대에서 열린 고교-대학 연계 ‘꿈이음 교육과정’의 ‘헬스케어 점프UP’ 과정을 마치고 안동 예일메디텍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구보건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2026.9.7/뉴스1

특성화고에서도 운동부 운영이 가능하지만, 교육과정 일원화가 반드시 체육 중점과정 축소로 이어져야 하는지 학부모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학교는 체육 중점학교 지정 이후 운동부 육성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관련 시설을 확충해 왔다. 그러나 최근 조성된 인조 잔디 운동장을 철거하고 이곳에 조립식 임시교실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학부모들은 체육 중점학교로 지정해 시설에 예산을 투입하고 보건과 체육을 함께 육성하겠다고 한 뒤 다시 운영 방향을 바꾼다면 그동안의 중장기 교육계획이 무엇이었는지 설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학부모는 "학교를 믿고 운동선수의 꿈을 가진 아이를 진학시켰고 실제 전국대회 우승과 프로선수 배출 등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며 "몇 년 만에 또 정책을 바꿔 운동부를 줄인다면 학생들은 교육정책을 시험하기 위한 실험 대상이냐"고 반발했다.

이어 "학교 정책이나 학과는 다시 바꿀 수 있지만 운동선수에게 고교 3년은 대학 진학과 선수 생활을 결정하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에서는 2016년 체육 중점학교 지정 이후 운동부와 시설에 투입된 예산, 특성화고 전환 당시 중장기 계획, 현재 학과 재구조화를 추진하는 배경과 결정 과정 등을 학교와 경북교육청이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