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숨진 영덕 풍력발전기 화재…5개월 넘게 현장 감식도 못했다
타워 진입 안전상 불가능…운영사 예산집행 문제로 일정 지연
증거 훼손 안 되도록 철거 필요…원인·사고 경위 규명 장기화
- 신성훈 기자, 최창호 기자
(영덕=뉴스1) 신성훈 최창호 기자 = 근로자 3명이 숨진 경북 영덕 풍력발전기 화재 사고가 발생 5개월이 넘었지만 사고 원인을 밝힐 현장 감식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6일 경찰과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23일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의 풍력발전기 19호기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해 경찰, 소방, 고용노동부 등이 사고가 난 발전기 상부에 대한 정밀 감식을 하지 못한 상태다.
사고 발전기는 높이가 80m에 달하고 화재로 내부 구조물이 크게 훼손된 데다 강풍과 붕괴 위험까지 있어 조사 인력이 직접 올라가 감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고 직후 화재로 손상된 블레이드가 지상으로 추락해 추가 사고 위험도 높다.
이에 따라 경찰 등은 발전기 상부 구조물을 철거해 지상으로 내린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과 합동 감식을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운영업체 측도 사고 발전기 철거를 위한 업체 선정을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운영업체의 철거 예산 집행 절차 문제와 경찰·소방·고용노동부 등의 일정 조율이 늦어지면서 실제 철거와 감식이 계속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발전기는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힐 핵심 증거인 만큼 일반적인 방식으로 철거할 수 없다. 해체 과정에서 증거가 훼손되지 않도록 관계기관 입회 아래 구조물 상태를 확인하고 주요 부품 등을 보존하면서 작업해야 한다.
경찰은 사고 이후 숨진 근로자 3명에 대한 부검과 업체 관계자 조사 등을 진행했지만 정확한 발화 지점과 화재 원인, 작업자들이 대피하지 못한 경위 등을 명확히 규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고 당시 발전기 상부에서 작업하던 근로자 3명 모두 숨져 화재 직전 상황을 설명할 직접적인 진술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당시 근로자들은 블레이드 균열 점검과 보수 작업을 위해 투입됐으며, 외주업체 측은 "사고 당시 불꽃이 발생할 만한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고용노동부는 원·하청업체를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현장 감식이 지연되면서 정확한 사고 경위와 책임 소재 규명이 어려운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풍력발전기 타워 진입이 안전상 문제로 불가능하다"며 "관계당국, 업체와 이른 시일 내 일정을 조율해 철거와 감식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23일 오후 1시 11분쯤 영덕군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의 풍력발전기 19호기에서 불이 나 상부에서 블레이드 점검·보수 작업을 하던 외주업체 근로자 3명이 숨졌다.
ssh48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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