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안동농협' 어디까지? 160여명 검찰 넘겨지고 피의자 후보가 이사 당선

안동농협 '10억 돈 선거' 피의자 후보…또 이사 당선
160여명 송치·이사 8명 사퇴…보궐선거 또 할 수도

안동농협 전경(안동농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2026.9.4/뉴스1

(안동=뉴스1) 신성훈 기자 = 경북 안동농협의 '돈 선거' 사태가 보궐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지난 선거에서 대의원 100여 명에게 7000여만 원을 뿌린 혐의로 송치된 후보가 또 출마해 비상임이사에 당선됐다.

4일 안동농협 등에 따르면 이날 안동농협 생강출하조절센터에서 비상임이사 8명을 뽑는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32명이 출마한 선거 결과 지난 3월 선거 때 대의원 100여 명에게 7000여만 원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A 씨가 당선됐다.

A 씨는 3월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이날 보선에 출마해 이사 자리를 차지했다.

금품을 받은 혐의로 송치된 현 대의원 B 씨와 C 씨도 후보로 나섰지만 모두 낙선했다.

이번 보궐선거는 지난 3월 비상임이사 선거에서 불거진 대규모 금품 살포 때문에 치러졌다.

당시 후보자들이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에게 수십~수백만 원씩 건넨 정황이 드러났고, 일부 대의원은 여러 후보에게서 1000만 원 넘게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후보자와 대의원, 금품 전달책 등 160여 명을 수사해 모두 검찰에 송치했다. 수사 과정에서 파악된 금품 규모만 10억 원을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선된 이사 10명도 모두 금품 제공 혐의를 받아 이 가운데 8명이 사퇴하면서 이날 보궐선거가 치러졌다. 나머지 2명은 사퇴하지 않고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현행 농협법에 따라 수사나 송치 단계만으로 출마를 제한하기 어려워 금품수수 혐의로 송치된 대의원도 자격이 유지되는 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이사 2명과 이번에 당선된 A 씨가 재판에서 당선무효나 임원 자격 상실에 해당하는 형을 확정받으면 또 보궐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

안동농협은 사태 이후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조합장 연봉과 이사·대의원 회의 수당 삭감 등 쇄신책을 내놨다.

비상임이사 8명을 뽑는 이번 보궐선거에는 32명이 몰려 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상임이사는 고정 급여가 없지만 4년간 주요 사업과 경영 방침을 심의·의결하며 조합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안동농협은 조합원 7000여 명, 총자산 2조 원 규모다.

지역 농협 관계자는 "159명이 검찰에 송치된 사건인데도 금품선거에 연루된 사람이 다시 출마해 당선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농협법과 선거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