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육상인 1981명 대구 달렸다…'71세' 심행철 M70 금메달(종합)

대구세계마스터즈 단일종목 최다 참가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 레이스 불참

23일 오전 대구 수성구 삼덕동 대구육상진흥센터 앞에서 열린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남자 10㎞ 달리기에서 출발 신호 후 선두차량이 출발하지 못하자 당황한 선수들이 차량을 앞질러 달리고 있다. 2026.8.23 ⓒ 뉴스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김종엽 공정식 기자 = 52개국에서 모인 1981명의 세계 마스터즈 선수들이 23일 새벽 대구 도심을 달렸다. 70대 세계마라톤 기록 보유자인 심행철 씨(71)는 10㎞ M70 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오전 5시 아직 동도 트지 않은 대구육상진흥센터 앞에는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2026 WMAC) 10㎞ 레이스 참가자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오전 7시 출발을 앞둔 선수들은 운동화 끈을 다시 조이거나 가볍게 스트레칭하고 몸을 풀며 레이스를 준비했다.

이날 10㎞ 경기에는 52개국 1981명(국내 1677명·해외 304명)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 단일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이다.

미국 뉴욕에서 온 티모시 고르스키 씨(40)는 "숙소에서 오전 3시쯤 일어나 준비하고 나왔다"며 "대구의 새벽 공기도 좋고 컨디션도 좋아 좋은 기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에서 참가한 순홧촤 씨(70)도 "지난 21일 대구에 도착해 대회를 준비했다"며 "평소 10㎞ 기록이 50분대인데 오늘 컨디션이 좋아 개인 최고기록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는 "대구가 이렇게 깨끗한 도시인 줄 미처 몰랐다"며 "시민과 자원봉사자들도 친절해 기분 좋게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민 이은미 씨(48·여)는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자전거와 달리기를 병행하고 있는데 대구에서 전 세계 육상 동호인들과 함께 달릴 수 있어 참가했다"면서도 "셔틀버스가 제대로 운행하지 않아 친구의 오토바이를 타고 온 점은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오전 7시 출발 신호가 울리자 선수들은 대구육상진흥센터를 출발해 대구스타디움 네거리와 농업마이스터고, 두리어린이공원,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범안삼거리, 대구미술관 등을 거쳐 다시 육상진흥센터로 돌아오는 10㎞ 코스를 달렸다.

70대 심행철 M70 금메달…41분49초

연령대별로 치러진 경기에서는 국내 70대 세계마라톤 기록 보유자인 심행철 씨가 M70 부문 정상에 올랐다.

심 씨는 41분49초로 결승선을 통과해 44분19초를 기록한 미국의 잭 포틀(70)을 제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전체 참가자 가운데 가장 빠른 기록은 M40 부문의 케냐 피터 카라우키 완지루(44)가 세운 31분14초였다.

M35 부문의 포르투갈 뉴노 로페스(39)가 32분07초로 전체 두 번째, M40 부문의 튀니지 하이켈 소울(41)이 32분45초로 세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여자 경기에서는 W40 부문의 미국 에이프릴 룬드(44)가 38분22초로 가장 빨랐다. 우리나라 정혜진 씨(41)는 40분10초로 뒤를 이었다.

미국의 레베카 케네디(53)는 40분35초를 기록했다.

2026 WMAC 홍보대사이자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인 황영조 씨는 M55 부문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날 실제 레이스에는 출전하지 않았다.

대회조직위원회는 무더위 속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급수대와 스펀지를 공식 규정인 5㎞보다 촘촘한 1.5㎞ 간격으로 설치했다.

구급차도 2㎞마다 배치했으며 시민구조봉사단은 1.5㎞ 간격으로 대기했다. 지역 간호대학 교수와 학생들로 구성된 '심장지킴이'도 출발선과 결승선 인근에 각각 배치해 응급상황에 대비했다.

지난 21일 개막한 2026 WMAC는 오는 9월 3일까지 대구스타디움을 중심으로 대구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106개국 1만1000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해 트랙과 필드, 로드레이스 등 3개 분야 34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kim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