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더위 속 피서지 '북적'…전통시장 상인 '한숨'(종합)

30도 웃도는 더위에 하천·물놀이장·국립공원 발길
냉방시설 열악한 전통시장은 썰렁

22일 오후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참가자들이 대구 달성군 남평문씨본리세거지의 고즈넉한 흙돌담길을 걸으며 한국 전통마을의 정취를 느끼고 있다. 2026.8.22 ⓒ 뉴스1 이성덕 기자

(전국=뉴스1) 이성덕 기자 = 절기상 '처서'를 하루 앞두고도 무더위가 이어진 22일 전국 곳곳의 시민과 관광객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막바지 여름을 보냈다.

피서지와 관광지는 나들이객으로 북적였지만, 전통시장은 손님의 발길이 끊겨 대조를 이뤘다.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참가자 일부는 대구 달성군 사문진나루터와 남평문씨본리세거지, 비슬산 소재사 등을 찾아 지역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체험했다.

남평문씨본리세거지를 찾은 참가자들은 목화밭에서는 목화솜을 직접 만져보고 코 가까이 가져가 냄새를 맡으며 낯선 풍경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독일에서 온 오벨(62)은 "고택에 와보니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구경하느라 사문진에서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했지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 것 같다"고 웃었다. 에스토니아에서 온 윌로(65)는 "25년 전 서울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동안 한국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22일 오후 대구 달성군 남평문씨본리세거지를 찾은 2026 대구세계마스터즈육상경기대회 필리핀 참가자가 활짝 핀 연꽃을 감상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2026.8.22 ⓒ 뉴스1 이성덕 기자

충북지역 계곡과 물놀이장도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친구들과 서원계곡을 찾은 정 모 씨(36)는 "올해 마지막 계곡 여행이라고 생각하고 왔다"며 "후회 없이 놀다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강원지역에서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피서객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여름 휴가철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강원 원주시 호저면 산현리 한 하천에서는 구명조끼를 입거나 튜브를 든 어린이들이 부모와 함께 물놀이를 즐겼다. 교량 아래서 발을 물에 담근 채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피서객들도 눈에 띄었다.

22일 오후 강원 원주시의 한 하천에서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하며 휴일을 즐기고 있다. 2026.8.22 ⓒ News1 신관호 기자

원주를 찾은 피서객들은 "절기는 이미 가을의 시작을 알리고 있지만 날씨는 여전히 덥다"며 "방학은 끝났지만 더운 주말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인접한 영월군에도 관광객이 몰렸다. 군에 따르면 이날 청령포와 장릉에는 약 2500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립공원도 붐볐다. 이날 오후 기준 설악산국립공원에는 6598명, 오대산국립공원에는 4554명이 찾아 산행을 즐겼다. 치악산국립공원에는 3235명, 태백산국립공원에는 585명이 입장했다.

냉방시설이 부족한 전통시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주말이지만 전북 전주시 덕진구 중앙시장은 한산하다 못해 썰렁하기까지 했다.

양산을 쓰거나 부채를 든 시민 몇 명만 지날 뿐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평소 들리던 호객 소리와 물건값을 흥정하는 대화도 자취를 감췄다.

22일 오전 전북 전주중앙시장. 폭염에 손님들 발길이 줄어들며 썰렁한 모습이다. 2026.8.22 ⓒ 뉴스1 임충식 기자

선풍기 바람에 몸을 맡긴 채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표정에는 깊은 시름이 배어 있었다.

매장에서 과일을 정리하던 김 모 씨(60대)는 "여름은 원래 상인들에게 가장 힘든 계절"이라며 "전통시장 자체가 침체한 데다 매년 무더위까지 심해져 매출이 계속 줄고 있다. 냉방비라도 벌 수 있으면 다행"이라고 토로했다.

이른 오전부터 강한 비가 내린 중부 지방과 달리 남부 지방은 곳곳에는 폭염 특보가 발효됐다.

(취재 = 신관호, 임충식, 임양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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