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태풍 기다려"…가뭄 속 살수차 물줄기에 미소 지은 농민
농어촌공사 경주지사 1만6000리터 대형 살수차 2대 긴급 지원
- 최창호 기자
(경주=뉴스1) 최창호 기자
"소나기가 이렇게 내렸으면 얼마나 좋겠는교"
5일 오전 경북 경주시 강동면. 논둑에 쪼그려 앉은 60대 농민 A 씨의 시선은 쩍쩍 갈라지기 시작한 논바닥에 머물러 있었다.
연일 이어진 폭염과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 걱정이 커지던 차에 반가운 손님이 논 앞으로 들어섰다.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가 긴급 투입한 대형 살수차였다.
살수차가 도착하자 굵은 물줄기가 메마른 논으로 쏟아졌다. 물이 논바닥을 적시는 모습을 지켜보던 A 씨의 얼굴에도 모처럼 옅은 미소가 번졌다.
A 씨는 "소나기가 이 정도로 시원하게 내렸으면 얼마나 좋았겠느냐"며 "지금은 태풍이라도 와서 바람 없이 비만 많이 뿌리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살면서 태풍을 이렇게 간절하게 기다려 보기는 처음"이라며 타들어 가는 농심을 드러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지난달 말부터 1만6000리터급 대형 살수차 2대를 투입해 농업용수를 긴급 공급하고 있다. 살수차는 하루 8~9차례 논과 밭을 오가며 가뭄 피해를 막기 위한 물을 대고 있다.
경주지역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현재 41%로, 평년의 70%대에 크게 못 미친다. 최근 2개월간 경주에 내린 비도 평년 강수량의 28.3%에 그쳤다.
비다운 비가 좀처럼 내리지 않으면서 논바닥이 갈라지고 밭작물의 생육에도 지장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정우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 차장은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살수차를 투입하고 있다"며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농업용수 공급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choi1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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