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츠런파크 영천 9월 개장…수십억 몸값 경주마 수송은 어떻게 할까

장시간 이동 스트레스 극복이 승패 좌우
3억원대 최신식 무진동 전용 수송차량으로 이동

부산·경남에서 훈련을 받던 경주마들이 영천경마장 개장을 앞두고 환경 적응 훈련을 위해 대당 3.3억원하는 무진동 전용 수송차량으로 이동해 렛츠런파크 영천에 내리고 있다. (마사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뉴스1 정우용 기자

(영천=뉴스1) 정우용 기자 = 한국마사회가 경북권 첫 경마공원인 '렛츠런 파크 영천' 개장을 앞두고 경주마들의 안정적 수송과 새로운 환경 적응을 위한 훈련에 돌입했다.

10일 마사회에 따르면 렛츠런파크 영천이 9월 개장하면 국내 최초로 권역형 순회 경마가 실시된다.

순회 경마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훈련을 받는 경주마들이 경기가 열리는 날 영천으로 이동해 원정 경주를 치르는 방식이다.

경주마에게 매번 다른 경주로의 특성에 따른 변수를 제공해 경주의 박진감을 극대화하고, 경주마의 환경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말들에게는 낯선 환경이 펼쳐져 스트레스 요인이 돼 수송 기술이 곧 경주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순회 경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주마의 건강'이다.

마사회는 순회 경마를 위해 국제경마연맹(IFHA)의 '말 수송 복지 가이드라인'을 반영해, 대당 3억 3000만 원짜리 13.5톤 최신식 무진동 전용 수송차량 13대를 제작했다.

차량 내부에는 에어컨과 자동 환풍기가 설치돼 있고 말이 외상을 입지 않도록 바닥부터 벽면까지 특수 무진동 설계와 푹신한 쿠션 마감재가 적용됐다.

또 도로 소음에 극도로 민감한 말의 스트레스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완벽한 방음 설비도 갖췄다.

대당 3억 3000만원하는 경주마 수송 무진동 차량 자료사진(마사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뉴스1 정우용 기자

각기 다른 말의 체격에 맞춘 '가변형 칸막이'와 함께 실시간 CCTV와 GPS를 통해 수의사·수송위원 등 마사회 직원과 조교사, 관리사가 말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마사회가 경주마 수송에 정성을 쏟는 것은 트럭에 실린 경주마 한 마리가 웬만한 중소기업의 가치와 맞먹기 때문이다.

국내 경주마의 평균 낙찰가는 4000만 원 수준이지만, 상위 혈통의 2세 경주마는 1억 원을 훌쩍 넘기 일쑤이며 벌어들이는 수익은 수십억 원에 달한다.

국내 경마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배 3연패를 달성한 전설의 명마 ‘당대불패’는 현역 시절 30억 원에 육박하는 누적 상금을 쓸어담아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으로 불렸다.

수송 작전은 출발 3~4일 전부터 시작된다. 매일 체온을 측정해 정상 체온(성마 38.3도)을 조금이라도 넘기거나 콧물 등 이상징후가 발견되면 즉각 탑승 명단에서 제외된다.

차량 이동 중에는 장운동 저하로 인한 급체를 막기 위해 곡물 사료를 주지 않는다.

수송 현장에 도착하면 대기하는 수의사와 장제사(말발굽 전문가) 등 전담 의료진이 투입돼 심박수와 호흡, 장음을 세밀하게 체크하며 장시간 이동에 따른 스트레스와 치명적인 산통 징후가 없는지 살핀다.

장제사는 '제2의 심장'으로 불리는 말의 발굽 '편자'가 틀어지지 않았는지, 미세한 균열이 생기지 않았는지 꼼꼼히 점검한 후 가벼운 걷기운동으로 굳은 근육을 풀어준다.

이후 수송 전후의 체중 변화를 살펴 정상 체중으로 돌아올 때까지 최소 2~3일간 집중 모니터링한다.

렛츠런 파크 영천은 과천, 제주, 부산경남에 이어 국내 네 번째로 조성되는 경마공원으로 경북 영천시 금호읍 일대 661만㎡(20만평)에 조성되며, 한옥의 유려한 곡선미를 살린 5000명 수용 규모의 랜드마크 관람대와 자연 친화적인 수변 테마공원, 2면의 경주로를 갖췄다.

우희종 마사회장은 "단순히 동물을 운반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급 스포츠 선수를 케어하는 고도의 과학적 과정"이라며 "모의 경주 수송작전을 통해 도출된 데이터를 통해 렛츠런파크 영천 개장 때 완벽한 순회경마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news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