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둑썰기가 뭐에요?"…요리교실 찾은 대구 서구 중장년 나홀로가구

서구 1인 가구 비중 46.4%…사회적 고립·고독사 과제

지난 16일 대구 서구 평리1동 '4060 흑백 요리교실'에 참여한 중장년 남성들이 소불고기를 만들고 있다. (대구 서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선생님, 깍둑썰기가 뭐에요?"

지난 16일 오후 대구 서구 평리1동의 한 성당 공유부엌. '4060 흑백 요리교실'에 참여한 A 씨(50대)가 머쓱한 표정으로 강사에게 질문을 던졌다.

"칼 다루는 게 너무 어색해요", "간장을 조금 많이 넣은 것 같은데 짜지 않을까요?" 등 위생모자와 앞치마를 두른 남성 10명이 강사에게 질문을 쏟아냈다.

참가자 대부분은 서구에 나홀로 거주하는 50~60대 남성이다. 평소 간단한 조리나 즉석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해 온 탓에 야채를 씻고 손질하는 일이 영 어색했다.

당근 껍질을 벗기거나 재료를 써는 게 서툴러 연신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나자 조금씩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

"당근은 이렇게 써는 게 맞느냐", "양념은 얼마나 넣느냐"는 질문 속에 낯설었던 분위기가 한층 부드러워졌다.

이날 수업에서는 소불고기 만들기와 함께 식재료 손질법, 건강한 식단 구성 방법 등 혼자서도 실천할 수 있는 기초 요리교육이 진행됐다. 평리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도 조리 과정을 도우며 참가자들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1시간가량 진행된 수업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직접 만든 소불고기를 도시락에 담아 집으로 향했다.

"삶의 의지가 없어 외부와 관계를 끊고 지냈다"는 B 씨(60대)는 "처음 요리교실에 참여해 보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내키지 않았는데, 오랜만에 집 밖으로 나와 사람을 만나고 바깥 공기를 쐬니 기분이 한결 나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구 전체 8만5637가구 가운데 1인 가구는 3만9733가구로 46.4%를 차지한다. 이 중 중장년 1인 가구는 1만5885가구에 달해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예방이 복지정책의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서구 관계자는 "평리동에 중장년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특화사업으로 요리교실을 연 것"이라며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계속 참여하고 싶다는 의견이 많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