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 존폐 위기…"역사문화 의미 퇴색"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북구 대표 가을 축제인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가 존폐 위기에 몰렸다.
13일 북구에 따르면 2015년부터 금호강 산격대교 인근 산격야영장에서 열리는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는 행북북구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는 행사로, 올해 개최될 경우 12회째를 맞는다.
이 축제는 과거 낙동강과 연결되는 수로였던 금호강에서 선비들이 배를 띄우고 시를 짓거나 풍류를 즐기던 역사·문화적 배경에서 착안해 기획됐다. 하지만 23개 동 주민이 참여하는 화합 행사 성격이 강해지면서 당초 축제의 정체성이 퇴색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북구는 매년 가을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와 '떡볶이페스티벌' 등 2개의 대형 축제를 운영하고 있다. 두 축제 모두 연간 5억 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대표 행사다.
북구는 축제의 높은 만족도와 주민 화합 기능을 근거로 존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관람객 500여명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70~80점대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동체 축제로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반면 축제의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기초의원들 사이에서 축제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북구의회 관계자는 "정월대보름 행사도 같은 장소에서 열리고 있어 화재 예방 등의 측면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는 접근성과 입지 측면에서 외부 관광객 유입에 한계가 있다"며 "행사 시기가 장마철과 맞물리면서 비가 내린 뒤 행사장 정비를 위해 매년 수천만 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고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구는 이미 문화재단이라는 전문 조직을 만들어 축제를 운영하고 있는데, 구 내부에 자체적으로 축제팀을 만들어 직접 운영한다면 문화재단은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전문가들에게 맡겨 제대로 운영하든지, 아니면 축제를 없애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지역 문화축제 기획자는 "당초 기획 의도와 달리 주민 화합 행사 성격이 강해지면서 선출직 단체장과 지역 인사들이 교류하는 행사로 변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관광객 유치보다는 지역 행사 기능에 무게가 실리면서 축제 정체성이 약해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호강바람소리길축제 개최 여부는 이달 열리는 북구의회 예산 심의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북구 관계자는 "관련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해야 확정되는 사안"이라며 "이번 회기에서 축제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축제는 금호강의 역사·문화적 의미를 살리고 주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며 "금호강변이라는 입지 특성상 접근성과 하천 점용 허가 등 현실적인 제약이 있어 프로그램 발굴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psyduc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