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에 '침묵', 역전골에 '환호'…전국 달군 월드컵 첫 승리(종합)

2026 북중미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가 열린 12일 대구 북구 읍내동 칠곡시장에서 응원전을 펼치던 시민들이 후반 22분 황인범의 동점골이 터지자 기뻐하고 있다. 2026.6.12 ⓒ 뉴스1 공정식 기자

(전국=뉴스1) 이성덕 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이 체코를 2-1로 꺾고 역전승을 거두자 전국 곳곳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평일인 12일 오전 11시 경기가 시작돼 많은 시민이 거리응원에 나서지 못했지만, 전국 각지의 대학교 강당과 전통시장, 운동장, 영화관 등지에서는 대표팀을 응원하는 함성이 울려 퍼졌다.

시민들은 응원봉을 손에 들고 경기장을 찾았다. 일부는 붉은악마 머리띠를 착용하거나 태극기를 몸에 두르고 응원에 나섰고, 얼굴에 태극 문양을 그리며 승리를 기원하기도 했다.

대구에서는 북구 칠곡시장 앞마당에 마련된 특설무대와 달서구 계명문화대 글로벌존에 시민과 학생들이 모여 대표팀을 응원했다.

호주 출신 아내와 함께 칠곡시장을 찾은 이상윤 씨(29)는 "아내가 한국의 응원 문화를 좋아해 함께 왔다"며 "2002년 월드컵처럼 한국이 다시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계명문화대 경찰행정과 김태민 씨(23)는 "시험과 과제로 바쁜 시기이지만 월드컵은 꼭 챙겨본다"며 "대표팀이 32강, 16강 계속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주의 커넥트현대 청주 6층 메가박스 돌비관에는 경기 시작 전부터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려는 사람들이 줄이어 입장했다.

선제골을 먼저 내주고 얼마되지 않은 후반 67분 황인범의 동점 골이 터졌고 시민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하며 서로를 부둥켜안았다.

경기를 10분 남긴 후반 80분 오현규가 역전 골을 넣으며 분위기는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을 찾기 힘들 만큼 더욱 고조됐다. 경기가 끝나고 모르는 사람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

채수완 씨(25)는 "SNS에서 체코전 월드컵 응원전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방문했다"며 "첫 경기인 만큼 꼭 승리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국가대표팀이 희망을 이뤄줬다"고 말했다.

거리 응원은 없었지만 청주 일부 음식점은 매장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일찌감치 문을 열기도 했다. TV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삼삼오오 "대~한민국"이 터져나왔다.

광주대 대강당에서는 조규성의 활약과 대표팀의 승리를 염원하는 단체 응원전이 펼쳐졌다. 조규성은 2016년부터 2년간 광주대 축구부에서 활약한 바 있다.

응원전을 기획한 오찬영 광주대 총학생회장은 "시험 기간이라 학우들이 많이 지쳐 있는데 함께 모여 스트레스를 풀고 축제처럼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며 "조규성 선배가 멋진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린 12일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학생타운 4층 강당에서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학생들이 경기를 시청하고 있다. 2026.6.12 ⓒ 뉴스1 유경석 기자

전북대 강당에도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를 함께 보기 위한 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노트북과 전공 서적, 필기구를 챙겨 강당에 들어서면서도 대형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축구대표팀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며 기대감을 드러내는 학생도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응원전을 찾은 전유성 씨(20)는 "오늘까지 제출해야 하는 과제가 있지만 월드컵을 포기할 수 없어 과제를 들고 왔다"고 말했다.

'2026 FIFA 월드컵' 대한민국 대표팀 첫 경기가 열린 12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홍익스포츠타운 주차장에 마련된 단체 응원장에서 문유빈 양(5)이 아버지의 목말을 타고 응원하고 있다. 2026.6.12 ⓒ 뉴스1 이시우 기자

'독립운동의 성지'로 불리는 충남 천안에서도 응원 열기가 이어졌다.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홍익스포츠센터 주차장에서는 ㈜홍익스포츠와 이벤트업체 퍼모스트가 마련한 응원전이 열렸다.

응원전에 참여한 100여 명의 시민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대표팀에 힘을 보탰다.

문희태 씨(42)는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 연차를 내고 가족과 함께 왔다"며 "대표팀이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내고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반전은 두 팀이 득점 없이 팽팽한 흐름이 이어졌다. 한국이 체코 골문을 위협할 때마다 응원 현장에서는 환호가 터져 나왔고, 결정적인 기회가 무산될 때는 "아쉽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후반 14분 체코가 선제골을 넣자 응원에 열중하던 시민들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첫 예선전이 열린 12일 오전, 광주 남구 광주대학교 호심관 대강당에서 학생들이 태극기를 들고 응원을 하고 있다. 2026.6.12 ⓒ 뉴스1 조수민 수습기자

하지만 후반 22분 황인범이 동점골을 터뜨리자 곳곳에서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치며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후반 34분 오현규의 역전골이 터지자 응원 열기는 절정에 달했다. 일부 시민은 두 팔을 번쩍 들어 환호했고, 함성과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한국의 승리가 확정되자 일부 시민들은 자리를 떠나지 못한 채 흥겨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했다.

(취재 = 이성덕, 공정식, 조수민, 임양규, 윤원진, 장예린, 이시우, 문채연, 손도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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