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캐리어 시신' 사위, 경찰 조사서 "반성한다" "사랑한다"

장모 숨지게 한 뒤 시신 유기 혐의…이르면 8일 검찰 송치
장모 숨지자 캐리어에 담아 13일간 신천변 유기…딸도 입건

50대 장모를 살해하고 여행용 가방(캐리어)에 담아 대구 북구 신천 잠수교 인근에 버린 혐의(존속살해 등)를 받는 20대 사위가 2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방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2026.4.2 ⓒ 뉴스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캐리어 시신 사건' 피의자인 20대 사위가 장모를 12시간가량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하고도, 경찰 조사에서 "반성한다" "좋은 곳으로 보내드리려 했다" "아내를 사랑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존속살해와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이 남성을 이르면 8일 검찰에 구속 송치할 방침이다.

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사위 A씨(20대)는 지난 3월 17일 늦은 밤 대구 중구 자택에서 장모 B씨(50대)를 약 12시간 동안 폭행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가는 행위를 반복하다 숨지게 한 뒤, 다음 날인 18일 오전 10시쯤 시신을 10㎏짜리 큰 사과 상자 정도 크기의 캐리어에 넣어 주거지 인근 신천변에 유기했다.

캐리어는 신천에 약 13일간 방치돼 있다가 행인의 신고로 발견됐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해 용의자를 특정, 피해자의 딸 C씨(20대) 등 2명을 긴급 체포했다.

A씨는 캐리어를 신천에 유기한 이유에 대해 "좋은 곳으로 보내드리려 했다"고 진술했으며, 범행에 대해서는 "반성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달라는 물건은 다 사줬다" "아내를 여전히 사랑한다"며 왜곡된 인식이 반영된 사랑 표현을 했다고 한다.

A씨는 범행 당시 폭행 도중 쉬거나 담배를 피우다 다시 폭행을 이어가는 행위를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B씨는 "아프다"고 호소했다.

부검 결과 B씨는 갈비뼈와 골반, 뒤통수, 얼굴 등 신체 여러 부위에서 골절과 타박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폭행은 범행 당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결혼 전에는 C씨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였으나, 결혼 이후 폭행을 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B씨가 함께 거주하게 되면서 폭행은 B씨에게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의 딸이자 A씨의 아내인 C씨는 범행 당시 현장에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구조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남편의 폭행이 무서워 신고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나, 별도의 구금이나 활동 제약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A씨에게는 존속살해와 사체유기 혐의가, C씨에게는 사체유기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막바지 단계"라며 "8~9일쯤 검찰에 구속 송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