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대구시장 김부겸' 당선되면 다음날 국힘 지도부 사퇴할 것"

2·28기념중앙공원서 12년 만에 대구시장 재도전 선언
"이번 지방선거, 대구가 다시 숨길 열 마지막 기회"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6·3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6.3.30 ⓒ 뉴스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문재인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김부겸 전 총리(더불어민주당)가 30일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장소인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총리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연 뒤 대구를 찾아 '대구시장 도전자' 자격으로 12년 만에 시민과 만났다.

공원 앞 야외광장에서 시민에게 공개되는 형식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일당 독점과 지역주의 타파를 주장하며 "대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대구 정치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투를 하면서 한쪽 팔만, 축구를 하면서 한 다리만 사용했다. 이제 양팔, 양다리를 다 쓰자"며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의 변화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겨냥해 "대구에서 김부겸이 당선되면 그다음 날 바로 국민의힘 현 지도부가 물러날 것"이라며 "대구가 국민의힘을 버려야 제대로 된 보수정당이 만들어진다"고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잘 되려면 유능한 진보와 건강한 보수가 함께 있어야 한다"며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길을 열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정부와 민주당 차원에서 대구에 내어줄 수 있는 '선물 보따리'도 풀어놨다.

김 전 총리는 "김부겸이 시장이 돼야 정부 여당의 지원을 요구할 명분이 된다"며 "대구·경북 행정통합, 민·군통합공항 이전, 취수원 문제 해결, 2차 공공기관 이전, 산업구조 재편까지 책임지고 완수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에게 기회를 한번 주시라"며 "대구 시민을 주인으로 받들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구의 가장 큰 현안으로 '일자리'를 꼽으며 "인공지능(AI)을 통한 산업 대전환을 제시했다.

특히 "시장으로 당선되면 중간에 멈춰 있는 민·군통합공항 건설 문제를 해결하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대구 1년 예산이 11조쯤 되는데 정부에서 5조를 주겠다는 그거를 못 하면 어떡하냐"며 "행정통합을 가지고 대구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기자회견 이후 작고한 부친이 생전에 살던 수성구 주거지에 전입신고를 했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경북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전 총리는 경기 군포시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지역주의를 깨자며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그 뒤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 40.33%를 얻었으나 낙선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대구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구갑에서 62.3%의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그의 대구시장 선거 출마는 2014년 이후 12년 만이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30일 오후 대구 중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6·3지방선거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2026.3.30 ⓒ 뉴스1 공정식 기자

기자회견장에는 민주당 당원과 시민, 지지자, 취재진 등 500여명이 몰렸다. 궂은 날씨가 예상됐음에도 민주당과 김 전 총리 측이 야외인 2·28기념중앙공원을 기자회견 장소로 택한 이유는 '대구 시민의 자존심을 지켜주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2·28민주운동은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으로 4·19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김 전 총리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재직할 때 2·28민주운동은 국가기념일이 됐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경기 군포에서 3선 의원을 지낸 뒤 4선 출마를 마다하고 민주당의 '험지' 대구로 내려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력이 있는 김 전 총리와 대구의 연결고리를 2·28기념중앙공원으로 택해 '대구 시민이 불러낸 김부겸'이라는 정치적 메시지를 주려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했다.

김 전 총리의 출마 선언 이후 캠프 참모진도 서울, 대구 등지에서 김 전 총리와 오랜 인연이 있는 인사들로 채워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캠프 총괄은 빈민 운동가 출신인 고(故) 제정구 전 의원 보좌관을 지냈으며, 김 전 총리의 정치적 동지인 이진수 전 보좌관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남칠우 전 민주당 대구시당위원장과 김 전 총리를 오랜 시간 보좌한 손준혁 전 국무총리실 의전비서관, 김동식 전 대구시의원 등도 속속 합류했다.

여기에 김 전 총리와 인연이 깊은 조국혁신당 일부 인사도 캠프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으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대구지부 등 시민사회 진영 인사도 김 전 총리의 선거를 도울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의 인사 일부도 김 전 총리와 함께 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