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오늘 출마 선언…'보수텃밭' 대구 선거판 '지각변동' 예고

2·28공원서 출마의 변…'일당독재 정치지형 타파' 의제 제시 예상
"AX·기업은행·대법원 이전 등 '선물 보따리' 안에 있을까"도 관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3.26 ⓒ 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6·3 지방선거를 석 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삼고초려' 끝에 출마를 결심한 '김부겸 카드'가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강한 대구 민심을 정통으로 꿰뚫어 선거 판도를 뒤흔들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30일 정치권과 민주당에 따르면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이날 오후 3시 대구 중구 공평동 2·28기념중앙공원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앞서 오전 10시 서울 국회 소통관에서 이번 선거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뒤 오후 3시 대구를 찾아 시민들에게 출마의 변을 밝힐 예정이다.

당초 출마 선언 장소로 중구 민주당 대구시당이나, 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 수성구 수성알파시티 등이 거론됐으나,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화 운동인 2·28민주운동의 정신을 되새기자는 취지에서 2·28기념중앙공원을 출마 선언 장소로 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총리는 출마 선언 장소의 상징성을 언급하며 "2·28기념중앙공원은 대구 시민의 자존심과 변화의 정신이 살아있는 곳으로, 다시 함께 변화의 길로 담대하게 나아가는 길에 김부겸과 민주당과 함께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그는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화두와 함께 지역주의에 기반한 일당 독점 정치 지형 타파를 내세우며, 대구 표심의 변화를 촉구하는 발언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총리의 등판으로 대구시장 선거는 전국에서 주목받는 최대 격전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 25일 영남일보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소속 김 전 총리가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후보와의 1대 1 가상대결에서 모두 앞선다는 결과가 나오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상당한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영남일보 의뢰로 리얼미터가 대구 시민 812명을 대상으로 지난 22~23일 실시한 대구시장 여·야 후보 간 '1대 1 가상대결' 지지도 조사 결과, 김 전 총리는 컷오프(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포함한 국민의힘 경선 후보 8명과의 가상대결에서 모두 우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4%p, 응답률은 7.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대구 정치권은 '보수 정당에 대한 민심 이반'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 속에 정치적 중량감이 있는 김 전 총리의 출마가 현실화하자 "이제는 빨간색(국민의힘)이 아닌 파란색(민주당)에 기회를 줘보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공천 후보로 나선 최은석 의원(왼쪽부터), 추경호 의원, 윤재옥 의원, 주호영 의원, 유영하 의원,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홍석준 전 의원, 김한구 전 현대차 노조 대의원이 10일 서울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6·3 지방선거 광역단체 후보자 면접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3.10 ⓒ 뉴스1 김진환 기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이른바 '혁신 공천'을 내세워 유력 대구시장 주자였던 주호영 부의장(대구 수성구갑)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컷오프(공천 배제) 하면서 촉발된 당 내홍과 갈등도 보수 표심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 후보 1명에,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표가 분열될 경우,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를 알리는 게시글을 올리면서 "광주에서 콩이면, 대구에서 콩인 나라. 지역구도 타파, 국민통합을 외친 노무현 정신을 생각한다"며 "삼고초려하면서 늘 미안하고 고마웠다. 꼭 이기고 돌아오시라"고 쓰기도 했다.

경북 상주 출신으로 대구 경북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김 전 총리는 경기 군포시에서 16~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군포를 마다하다 지역주의를 깨자며 2012년 19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갑으로 지역구를 옮겼다.

이후 2014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후보로 나서서 낙선했지만 40.33%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선 '대구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수성구갑에서 62.3%의 지지를 받아 당선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김 전 총리의 출마와 함께 민주당이 내놓을 '선물 보따리'가 무엇일지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정 부족에 발목 잡힌 대구경북민·군통합신공항, 무산된 행정통합,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 등 해묵은 과제 해결을 위한 당근책뿐만 아니라 대구 로봇 수도 조성, AX(인공지능 대전환) 혁신 도시 구축 등의 정책 의제가 김 전 총리의 핵심 공약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과 김 전 총리가 기관 이전 등 추가 선물도 꺼낼지도 주목된다.

IBK기업은행 본점 대구 유치와 대법원 대구 이전의 경우 대구시는 물론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민주당 소속 후보들도 핵심 공약으로 거론하고 있다.

기업은행 본점 유치는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대구의 산업 구조를 비춰볼 때, 김 전 총리 캠프가 표심을 공략할 핵심 카드로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업은행 본점 유치는 박정권 대구 수성구청장 예비후보와 오영준 대구 중구청장 예비후보 등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 예비후보들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대구시장 후보까지 이 공약에 힘을 실어줄 경우 자영업자와 기업체 종사자 등의 표심을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지역 이전은 민주당이 전당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이미 민주당에서도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이재명 정부가 공을 들이는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 정책 의제와 궤를 같이해 핵심 공약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26일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3.26 ⓒ 뉴스1 국회사진기자단

대구 정치권 관계자는 "행정통합이 무산된 이후 대구의 상실감이 큰 상황에서 민주당이 그에 버금가는 선물 공세를 펼 경우 보수 정당에 표를 몰아준 대구 표심이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어디로 향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컷오프된 국민의힘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 여부가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