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쇼크부터 중동사태까지…대구·경북 경제에 반복된 '복합충격'
무역협회·산업연 "해외 공급망 연결 구조"…전자·차부품 밀집지역 민감
협력사 재고 부족 땐 타격 확대…현장 "우회 운송에 물류비 급증" 호소
- 김대벽 기자
(안동=뉴스1) 김대벽 기자 = 중동 사태 장기화로 유가와 환율, 물류비가 동시에 오르면서 경북 제조업 공급망까지 흔들리는 등 지역 경제 전반에 복합 충격이 번지고 있다.
경북도는 22일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원유·가스 수급과 가격, 수출 물류, 금융시장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과 물가 동향을 실시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피해 기업에 대해서는 경영안정자금과 수출 물류비, 보험비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번 충격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리스크가 함께 커졌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대구·경북 제조업은 전자부품, 자동차 전장부품, 모터, 베어링, 화학소재 등 핵심 중간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여서 물류 차질이 생기면 생산 라인이 직접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구·경북 제조업은 수입의 70% 이상이 중간재로, 생산 자체가 해외 공급망과 연결됐다. 대구는 직물·자동차부품, 구미는 전자·IT, 경산·영천은 자동차부품, 칠곡·성주는 기계·금속 가공 산업이 밀집해 글로벌 공급망 변화에 민감한 지역으로 꼽힌다.
현장에선 이미 납기와 비용 부담이 커졌다는 호소가 나온다. 도내 자동차부품 업계 관계자는 "수입 부품 공급이 불안해 생산 일정이 흔들리고 있다"며 "해협을 우회할 경우 물류비 부담이 급증해 일부 수출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북도 소재부품산업과 담당자도 "재고가 부족한 3·4차 협력 중소기업의 타격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기관들은 이런 충격이 일시적 변동이 아니라 구조적 취약성에서 반복돼 왔다고 진단한다. 한국은행, 산업연구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경북연구원 등의 연구분석을 종합하면 경북은 제조업과 농업 비중이 동시에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어 에너지 가격 변동이 산업·농업·물가로 한꺼번에 파급되는 특징을 보인다. 경북의 제조업 비중은 GRDP 기준 40%를 웃돌아 전국 평균보다 높고, 농업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유가가 오를 때 생산비 증가와 수출 둔화,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 충격 구조'가 되풀이된다는 얘기다.
실제 과거 사례에서도 같은 패턴이 확인된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당시 비료·농자재·운송비가 뛰면서 농가 부담과 물가가 동시에 올랐고, 구미·포항 제조업도 원가 부담과 경기 위축을 겪었다. 1979년 2차 오일쇼크 때는 충격이 더 직접적이었다. 한국은행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당시 국내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에 진입했고, 구미 전자와 포항 철강은 수출 둔화와 투자 위축이 겹쳤다. 농업도 생산비 상승으로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등 스태그플레이션 양상이 나타났다.
1990년 걸프전과 2008년 유가 급등기에도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제조업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며 철강·전자·화학 산업 전반에서 수익성 악화가 나타났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엔 에너지 가격 급등이 농업까지 직격했다. 비료비가 132.7%, 광열비가 56.4% 상승하면서 과수와 시설원예 중심의 경북 농업 생산비가 크게 늘었고, 축산 농가도 타격을 받았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중동 상황에 대응해 비상경제대응 TF를 구성하고 원유·가스 수급과 가격, 수출 물류, 금융시장 등 3대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과 물가 동향을 실시간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dby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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