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연구원 "청년 결혼, '해야 하는 것' 아닌 '가능해야 하는 선택'"

“왜 안 하느냐 아닌, 왜 선택하기 어려운가에 초점"
"현금성 지원 넘어 구조적 기반 강화해야" 조언

경북도가 ‘적은 비용으로 결혼하고 크게 행복한 결혼문화 확산’을 목표로 연 ‘나만의 작은 결혼식’ 공모전에서 사례·장소 분야 31건의 수상작을 선정했다./뉴스1

(안동=뉴스1) 김대벽 기자 = 경북연구원이 "청년 결혼 문제를 단순히 출산 정책의 전 단계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15일 경북연구원의 '경북 청년의 결혼 인식 및 지원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결혼을 출산으로 이어지는 정책 수단이 아니라 삶의 기반과 직결된 생애 전략의 문제로 규정했다.

보고서는 "왜 결혼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왜 결혼을 선택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느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청년 개인의 가치관 변화보다 경제적 불안정과 지역 구조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북은 최근 10년간 총인구가 6.3% 감소했다.

0~9세 유소년 인구가 크게 줄며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20대 청년의 수도권 순유출도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여성 청년의 유출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은 "결혼 여부를 논의하기 이전 단계에서 이미 청년층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며 "안정적 일자리와 생활 기반이 확보되지 않으면 결혼 선택 역시 구조적으로 제약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경북 직업계고의 취업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임금 격차와 고용 안정성 측면에서는 취약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고졸 청년의 초기 경제 기반이 약할수록 결혼 연령이 늦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초혼 연령의 경우 남성이 33세 안팎, 여성은 31세 안팎으로 높아졌고, 농·산·어촌 지역일수록 상승 속도가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면담 조사에서 남성 청년은 '경제적 기반'과 '주거 안정성'을, 여성 청년은 '경력 단절 우려'와 '육아 부담 구조'를 결혼의 주요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해야 하는 선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원은 정책 방향을 "'결혼 장려'에서 '결혼 ON'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자리와 역량 강화, 주거 안정, 관계 형성 지원, 육아·복지 연계를 생애 단계별로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연구원 측은 "결혼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은 정책의 영역"이라며 "현금성 지원 중심을 넘어 구조적 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by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