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공단 들어선대"…대구서 투기성 '무늬만 농지' 의심 사례 잇따라

도매시장 이전·공단 소문에 대출까지…경작 안 한 농지는 처분 경고
주민 "나무 몇 그루만 심고 방치"…지자체 실태조사로 적발도

도심 인근의 비닐하우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DB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투기 근절을 주문한 가운데 대구에서 개발 기대감을 노린 농지 매입 의심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2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2022년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이 팔달지구로 이전한다는 소식을 듣고 은행 대출을 받아 이전 예정지 주변 농지를 매입했다.

각 기초지자체는 매년 농지이용실태를 조사한다. 대구 북구는 지난해 조사를 통해 도남동에서 농지를 매입한 뒤 실제 경작하지 않고 방치한 사례를 적발했다. 북구 관계자는 "농지 소유자에게 처분 명령에 앞서 경고 조치를 내린 상태"라며 "규정상 1년 이내 처분하면 된다"고 말했다.

달성군 다사체육공원 주변에서도 "곧 공단이 들어선다"는 소문을 듣고 일대 농지를 매입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달성군에서 수십 년간 농사를 지어왔다는 B 씨는 "농지를 사두고 나무 몇그루만 심은채 사실상 방치하는 경우가 있다"며 "농사 짓는 흉내만 내면서 개발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했다.

달성군 관계자는 "농지 투기와 관련해 아직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침이나 공문이 내려온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행 농지법 6조는 농업경영 목적에 이용하는 사람만 농지를 취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10조는 농지를 정당한 사유 없이 직접 경작하지 않으면 사유 발생 1년 이내 처분하도록 명시돼 있다.

이 대통령은 24일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투기 목적으로 농지를 보유하는 행위에 대해 "위헌적"이라고 규정하고 "토지 강제 매각 등 고강도 제재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농지뿐 아니라 과거 대구공항 이전 계획 발표 당시 개발 기대감으로 인근에 들어와 화훼농원을 운영한 사례도 있다"며 "이 기회에 농지 보유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투기성 관행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