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 행복해요"…교실서 뭉친 세 모녀, 영양사 동반 합격

대구보건대 식품영양학과 배점숙씨와 딸 김보라·여울씨

영양사 시험에 함께 합격한 배점숙 씨(가운데)와 딸 김보라(왼쪽)·여울 씨 자매.(대구보건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두 딸과 함께 걸어 힘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행복했죠"

예순 나이의 엄마와 30대 두 딸이 함께 공부한 끝에 영양사 국가시험에 나란히 합격했다.

사연의 주인공은 대구보건대 식품영양학과 배점숙 씨(60)와 김보라(34)·여울 씨(30) 모녀다. 세 모녀는 2024년 대구보건대에 함께 입학해 같은 강의실에서 같은 교재로 공부하며 영양사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먼저 도전에 나선 사람은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며 간호조무사로 일하는 엄마였다. 노인들을 돌보며 의료만큼 식사와 영양이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체감한 배 씨는 간호 지식에 영양학적 전문성을 더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식품영양학과 진학을 결심했다.

늦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낸 엄마의 도전에 두 딸도 망설임 없이 동행을 결정했다. 늘 배움에 도전하던 엄마의 모습을 지켜본 딸들에게 '함께 배우는 도전'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진학을 결심한 세 모녀는 수소문 끝에 대구보건대 식품영양학과의 실무 중심 교육과 국가시험 대비 시스템이 '다시 배우는 도전'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으로 믿었다고 한다.

영양사 시험에 함께 합격한 배점숙 씨(가운데)와 딸 김보라(오른쪽)·여울 씨 자매.(대구보건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직장과 학업을 병행하며 시간을 쪼개 공부해야 하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세 모녀는 선생과 제자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서로 도우며 배움에 열정을 쏟았다.

이들은 매주 학습 범위를 정해 함께 문제를 풀며 부족한 부분을 채웠고, 교수진도 만학도의 눈높이에 맞춘 사례 중심 설명과 상담으로 이들을 지도했다.

제49회 영양사 국가시험에서 모두 합격한 세 모녀는 서로 부둥켜안고 '정말 고생했다'고 격려하며 축하했다.

엄마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식단 고민이 생기면 두 딸과 의논하고, 딸들은 일상 속 식생활 문제를 엄마와 상의한다.

배점숙 씨는 "나이와 상황을 이유로 미뤄온 배움이지만, 만학도로 보낸 2년이 내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이었다"며 "도전을 가능하게 해준 교육 환경과 가족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jsg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