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 피해' 의성 산불 실화자 집행유예…산림당국 손배 청구할까
재판부 "고의성과 인명 피해 결과와 인과관계 명확히 증명되지 못해"
당국 관계자 "2019년 고성 산불 때 손배 책임 일부 인정 선례 있어"
- 이성덕 기자, 신성훈 기자
(대구·의성=뉴스1) 이성덕 신성훈 기자 = 지난해 3월 경북 지역 대형 산불의 발단이 된 의성 산불과 관련해 기소된 성묘객 등 2명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산림 당국이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대구지법 의성지원 제1형사단독은 16일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성묘객 A 씨(50대)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과수원 임차인 B 씨(60대)에게는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과실로 헬기 조종사를 포함해 27명이 사망하고 40여 명이 부상을 입는 등 피해가 막대해 죄책이 무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산불이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다른 화재와 결합했고, 고의성과 인명 피해 결과와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범 위험성이 낮고 화재 진화를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판결을 두고 법조계와 행정 당국 안팎에서는 예상보다 낮은 형량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산불 피해 규모가 워낙 커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도 거론됐던 사안"이라며 "집행유예 선고는 다소 의외"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산림 당국이 이들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에 나설지 여부도 주목된다.
산림 당국 관계자는 "의성발 대형 산불로 인한 산림 재산 피해 규모는 상당하다"면서도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손해배상 청구 여부 등 향후 대응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9년 강원 고성 산불 당시 한국전력공사 소유 전신주 관리 소홀로 화재가 발생해 법원이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한 선례가 있다"며 "과거 사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지난해 3월 22일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의 조부모 묘소 인근에서 나뭇가지를 정리하던 중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가 산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B 씨는 같은 날 의성군 안계면 용기리 과수원에서 영농 부산물을 태우다 불을 확산시킨 혐의다.
두 사람이 낸 불은 강풍을 타고 합쳐지며 경북 5개 시·군으로 번졌고, 149시간 동안 이어진 화재로 26명이 숨지고 산림 9만9천여 헥타르가 소실됐다. 피해액은 약 2조 원에 달하고, 4천여 명이 삶의 터전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A 씨와 B 씨는 선고 직후 취재진의 질문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법정을 빠져나갔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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