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얼음 '블랙아이스'…경북서 하루 새 16명 사상
제설 미투입 판단 속 사고 반복…경찰 "블랙아이스 가능성"
젖은 노면처럼 보여 더 위험한 겨울 살얼음
- 이성덕 기자
(상주·성주=뉴스1) 이성덕 기자 = 10일 경북 지역 고속도로와 국도 곳곳에서 다중 추돌과 차량 전복 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16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폭설이 내리지 않았음에도 사고가 반복되자, 경찰은 공통 원인으로 블랙아이스(도로 살얼음)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오전 6시 10분쯤 서산영덕고속도로 남상주나들목 일대에서 다중 추돌 사고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같은 날 오전 7시 35분쯤 성주군 초전면 월곡리 도로에서는 25톤 화물차 3대가 잇따라 사고를 당해 운전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경찰은 "사고 지점 모두 눈에 띄는 결빙이나 적설은 없었지만, 노면이 갑자기 미끄러졌다는 운전자 진술이 잇따랐다"며 블랙아이스 형성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블랙아이스는 겨울철 눈이나 비가 도로 틈 사이로 스며들었다가 기온이 떨어지면서 얇은 빙판으로 얼어붙는 현상으로, 육안으로는 젖은 노면과 구분하기 어렵다. 특히 새벽 시간대 약한 눈이나 비가 내린 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질 경우, 물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으면서 발생한다.
이날 경북 지역은 기온이 영하권에 머문 가운데 새벽 시간대 산발적인 강수가 관측됐다.
바람이 약해 노면의 수분이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기온이 내려가면서, 교량이나 하천 인접 도로, 응달 구간을 중심으로 블랙아이스가 형성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대구기상청 측은 "기온이 낮은 상태에서 약한 강수가 이어질 경우 블랙아이스가 발생하기 쉽다"며 "낮 동안 기온이 오르더라도 해가 진 뒤 다시 떨어지면 재결빙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블랙아이스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인지 불가능성'을 꼽는다. 노면이 정상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운전자가 평소 속도로 주행하다가 급제동이나 급조향하게 되면 차량이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고, 고속도로에서는 대형 추돌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사고 발생 전 순찰차 육안 점검과 CCTV 관제 결과를 토대로 사고 구간의 노면 상태를 '양호하다'고 판단해 제설차를 투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면 상태 판단은 자동 측정 장비가 아닌 순찰 차량 확인과 CCTV 영상에 의존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이후 제설 작업이 시작됐지만, 사고 지점이 아닌 다른 구간부터 제설차가 투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기상청은 "제설이 이뤄졌더라도 블랙아이스는 짧은 시간 안에 다시 형성될 수 있다"며 "영하권 날씨가 이어질 경우 고갯길과 교량, 응달 구간에서는 감속 운전과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psydu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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