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군, 주민 동의 없이 '헬기장 짓겠다'며 땅 샀다가 무산…"혈세 낭비"
공시지가 10배 이상 주고 매입…관련 공무원들 징계
- 신성훈 기자
(의성=뉴스1) 신성훈 기자 = 경북 의성군이 마을 주민 동의도 없이 헬기장을 짓겠다며 공시지가의 10배 이상 돈을 주고 땅을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7일 의성군과 주민들에 따르면 군은 '산불 진화 헬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헬기장을 짓겠다'며 작년 4월 의성읍 오로리 저수지 인근 과수원 3900㎡(1180여 평)를 매입했다.
그러나 이 부지는 공시지가로 3300만 원이지만 군은 그 10배가 넘는 3억 7000만 원에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 땅은 인근 주택과 약 100m 거리에 있어 '사실상 헬기장 설치가 불가능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공항시설법 시행령 제3조에 따르면 헬기장(비행장) 설치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 또는 변경시 관할 지자체장은 14일 이상 주민이 열람하게 하고 의견을 들어야 하며, 대규모 시설의 경우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주민 설명회나 공청회를 거쳐야 한다.
또 공항소음 방지법에 따라 일반적인 주거 지역 근처 헬기장의 소음 영향도가 61 LdendB(A) 이상일 땐 소음 대책 지역으로 분류돼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환경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중재 대상이 된다.
이런 가운데 군의 헬기장 조성 추진을 뒤늦게 알게 된 주민들이 반발하면서 헬기장 건설은 결국 무산됐다.
주민 A 씨(66)는 "아무 말 없이 갑자기 집 바로 앞에 헬기장을 짓는다고 땅을 사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먼저 주민 동의를 받고 땅을 사든가 공사를 하는 게 정상 아니냐. 명백한 혈세 낭비"라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 B 씨(56)는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토지에는 시세 이하로 값을 책정해 보상하면서 비정상적인 사업에 웃돈을 준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이 사안과 관련해 지난해 군 자체 감사에서 지적받아 사업을 추진한 공무원들에게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군은 작년 6월에도 국토부의 기초용역조사에서 '사업 불가' 판정을 받았는데도 자동차튜닝단지를 조성한다며 수억 원의 웃돈을 주고 부지를 매입한 적이 있다.
ssh484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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