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때 기부해 연말엔 여력 없나…대구·경북 사랑의 온도탑 주춤

17일간 모금액, 지난해보다 8억~9억 감소

지난해 대구 동성로 옛 중앙파출소 앞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 (뉴스1 자료) ⓒ News1 DB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연말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 캠페인에 기업의 참여가 저조해 사회복지시설 지원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9일 대구·경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희망 2026 나눔캠페인'이 시작된 이달 1일부터 17일까지 대구 모금액은 21억1000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억여원)보다 9억 원가량 줄었다.

경북지역도 지금까지 37억8000여만 원이 모금돼 지난해(45억7000여만원)보다 8억 원가량 적다.

모금회 측은 올해 초 경북의 대형 산불 성금 모금으로 기업 기부 여력이 분산된 점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기업들이 연초 재난 기부에 참여하면서 연말 나눔캠페인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대구 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기업에 서한을 보내 캠페인 참여를 요청하고 있지만 '경북 산불 때 기부해서 연말에는 어렵다'거나 '소액 기부만 가능하다'는 답변이 많다"며 "매달 2만 원 이상 자동이체로 기부하는 '착한 가게'들도 폐업 등을 이유로 기부를 중단하겠다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모금액 감소로 내년도 지역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원이 축소될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구의 한 사회복지관 관계자는 "공동모금회와 협약을 맺고 아동, 노인, 조손가정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한다"며 "나눔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지만 호응이 많지 않아 취약계층 지원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2026 나눔 캠페인'은 내년 1월31일까지 62일간 진행된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