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서 총상으로 숨진 육군 대위…軍, 총기 관리 '허점' 노출
안규백 "총기·총알 유출경위 신속히 수사해야"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2일 대구 도심 유원지에서 발생한 육군3사관학교 소속 교관(대위)의 총기 사망 사건과 관련해 군의 총기 관리 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뉴스1이 확보한 사건 현장 CCTV 영상엔 경북 영천 육군3사관학교 교관 A 씨(30대)는 전날 오전 파란색 반바지에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대구 수성못 일대 산책로의 건물 뒤쪽으로 빠르게 걸어가는 모습이 찍혔다. A 씨가 오른손에 든 큰 가방 밖으로는 흰 천에 싸인 긴 물체가 보인다.
영상엔 건물 뒤쪽으로 간 A 씨가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모습도 찍혀 있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과정에서 사용한 K2 소총으로 추정된다.
사건 당시 건물 주위 산책로와 도로엔 사람과 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A 씨는 전날 오전 대구 수성못에서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시민의 신고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군 당국이 검시관을 현장으로 보내 타살 혐의점이 없는지 확인했다.
A 씨는 출퇴근이 가능한 장교 신분으로서 사격훈련을 담당했기 때문에 훈련 후 총기에 접근하기 쉬웠던 것으로 보인다.
통상 총기와 실탄은 영내 생활관이 아닌 별도 시설에 2중 잠금을 하고 보관하므로 외부 반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원칙상 출납 담당관, 사격장 안전요원, 교관이 불출하는 총기와 총알을 교차 검증한다.
이 때문에 교관인 A 씨가 관련 업무를 감독하거나 실무를 담당했기 때문에 총기와 총알을 몰래 빼돌릴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훈련 기간엔 수만~수십만 발의 총알이 불출되기 때문에 실제 사용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또한 이런 허점을 이용해 총기와 총알을 반출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 씨가 숨진 현장에선 유서도 발견됐다. A 씨의 유서엔 진급 문제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군 당국은 A 씨 총기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안백규 국방부 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총기와 총알의 외부 유출 경위에 대한 수사를 신속히 실시해 관련 책임자를 엄중히 문책하고, 총기·총알 관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할 것"을 주문했다고 이날 국방부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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