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 덥네요" "이 정도 더위쯤"…대구 외국인유학생의 여름나기
계명대 성서캠퍼스 한학촌 냉수마찰·수박으로 폭염 날려
-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대구는 대프리카잖아요. 우리도 알아요."
24일 오후 대구 달서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한학촌. 폭염경보가 내려진 대구의 기온은 이미 36도에 육박했다.
시원한 수박과 함께 여름나기 행사에 참여한 계명대 어학당 유학생들은 대구의 폭염에 혀를 내둘렀다.
일본에서 온 아리사(여·27) 씨는 "찬물에 세수하고 그래도 안되면 샤워해야죠"라며 특유의 유머를 발산했다.
그는 "간사이(関西) 지방의 여름 기온은 30도 조금 넘는데 대구가 덥긴 덥네요. 날씨도 중요한 공부 중 하나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한여름에 장어덮밥(우나기)을 먹는다"며 "일본에도 '복날'과 비슷한 '우나기의 날'이 있어 장어덮밥 가게 앞이 장사진을 이룬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박을 너무 좋아해 일본에서도 즐겨 먹었다"며 "대구 날씨가 너무 더워 큰 수박 한통을 사서 잘게 나눠 냉장고에 넣어두고 꺼내 먹고 있다. 나만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미얀마에서 온 예띠(여·23) 씨는 "수도 네피도는 기온이 40도까지 오를 때도 있다"며 "그늘을 찾아 친구들과 망고 등 열대과일을 먹으며 피서를 즐겼다"고 했다.
그는 "대구에서는 날씨가 너무 더워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미얀마 현지 사정으로 고향에 갈 수 없어 여름방학 땐 일본 학생들과 교류하는 캠프에 참여해 새로운 문화를 배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건기와 우기가 절반씩 섞인 인도네시아에서 온 아이다(여·29) 씨는 오히려 더위에 강했다. 머리에 검은 히잡(Hijab)을 쓰고, 긴팔 소매 옷을 입고도 "더운 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에서는 수박이 흔한데 한국 와서 수박값이 비싼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계명대는 올해 한국어학당 유학생이 역대 최고 수준인 1500명에 육박했다.
유학생 대부분은 K-POP 등 한류에 반해 한국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됐고, 호기심이 관심으로 바뀔 때쯤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하다 유학을 결심했다고 한다.
이들은 여름방학에도 한국에 머물며 못다 한 공부를 하거나 여행, 문화캠프, 아르바이트 등을 계획하고 있다.
김선정 국제부총장은 "외국인 유학생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유학에 대한 에피소드를 나누며 여름나기 행사가 끝날 때쯤 한 학생이 이렇게 말했다.
"덥다, 덥다하면 더 더워요.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죠"
jsgo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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