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흥남 철수 때 같았다"…산불 피해 항·포구로 달려간 영덕 주민들

주민 104명 연안구조정·낚싯배 타고 대피시설 이동
"불길 다가와, 바다로 달려가면 살 수 있다고 생각"

26일 새벽 경북 울진해앵경찰서 구조대원들이 경정항 등에서 산불을 피해 항포구로 대 피한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울진해양경찰서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26/뉴스1

(영덕=뉴스1) 최창호 기자 = "방송에서나 보던 6·25 전쟁 때의 피난 모습 같네요".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사방으로 번지고 있는 '초대형 산불'이 26일 동해안까지 닿자 놀란 영덕군 주민들이 불안에 휩싸였다.

전날 오후 11시부터 재난안전문자를 본 영덕군 주민들은 경정리와 축산리의 항·포구로 급히 피신했다.

항·포구가 육지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다.

주민들은 "119 등에 구조 신고를 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해경이 출동했고 배에 차례로 올라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연안 구조정 등 가용장비를 모두 투입하는 한편 민간 해양재난구조대와 낚시어선을 이용, 경정항과 석리 항·포구에 모인 주민 104명을 대피시설이 있는 축산항으로 이송했다.

26일 새벽 경북 울진해앵경찰서 구조대원들이 경정항 등에서 산불을 피해 항포구로 대 피한 주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울진해양경찰서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3.26/뉴스1

일부 주민은 모터보트 등을 타고 대피하기도 했다.

경정항으로 대피한 60대 주민은 "시뻘건 불길이 마을 뒤쪽으로 다가와 무조건 바다로 달려가면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주민과 함께 항·포구로 달려갔다"고 말했다.

50대 주민은 "방송에서만 본 6·25 때 흥남 부두 철수 작전이 생각날 정도로 긴박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지난 22일 의성군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영덕군에서는 승용차를 타고 대피하던 요양원 입소자 3명과 마을 주민 4명 등 7명이 숨졌다.

불길이 점점 거세진 26일 오후 영덕지역에서는 통신과 인터넷 장애도 발생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choi1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