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로리 화재 피해보상 놓고 구청· 道公 등 "난감"

지난달 20일 오전 11시35분 대구 동구 숙천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117km 지점에서 승용차에 부딪힌 탱크로리가 도로 갓길의 방음벽과 충돌하면서 불이 났다. 사고로 탱크로리에 실려있던 경유 3만2000리터가 불길에 휩싸여 상.하행선이 2시간여 동안 통제돼 극심한 차량 정체를 빚었다. 2016.5.20/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지난달 20일 오전 11시35분 대구 동구 숙천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117km 지점에서 승용차에 부딪힌 탱크로리가 도로 갓길의 방음벽과 충돌하면서 불이 났다. 사고로 탱크로리에 실려있던 경유 3만2000리터가 불길에 휩싸여 상.하행선이 2시간여 동안 통제돼 극심한 차량 정체를 빚었다. 2016.5.20/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대구ㆍ경북=뉴스1) 정지훈 기자 =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탱크로리 화재사고의 피해 보상을 두고 관할구청과 한국도로공사 등이 난감해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대구 동구 괴전동 경부고속도로 1차로에서 달리던 승용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4차로를 달리던 탱크로리와 충돌하면서 난 화재로 고속도로 방음벽이 녹아내렸다.

탱크로리에서 유출된 3만2000ℓ의 경유는 불이 붙은 채 농수로를 타고 흐르면서 농로 옆에 세워져 있던 승용차와 1.5t 트럭, 서모씨(78)의 농자재 창고 등을 태웠다.

대구 동구청은 기름 방제작업을 위한 장비 임차와 폐기물 처리 비용 등으로 2억원을 사용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녹아버린 방음벽을 다시 설치하는 등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정확한 피해금액을 말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20일 오전 11시45분쯤 대구 동구 괴전동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부산기점 120㎞지점에서 경유 3만2000ℓ를 적재한 탱크로리 차량 화재가 발생했다. 이로인해 인근 연근 생산지인 안심습지 등 민가에 경유가 유입되며 불이 옮겨 붙자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2016.5.20/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사고 직후 피해 당사자와 기관으로부터 피해 규모 집계한 경찰에 따르면 피해액은 약 2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가 접수된 대상자와 기관은 피해농민 1명과 농로에서 피해를 입은 차주 2명, 탱크로리 운전자 등 4명과 동구와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대구도시철도 공사 등 4개 기관이다.

문제는 이 사고로 피해를 입은 농민이다.

당장 기름 오염과 화재 피해로 농사를 지을 수 없어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농민에 대한 피해 구제가 절실하지만 관할 구청은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동구청 관계자는 "자연재난이 아니고 사고로 인한 사회적재난이어서 예비비를 투입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측도 "도로운영 관리의 주체일뿐, 사실상 우리도 피해자여서 보상 부분에 대해서는 말하기 곤란하다"고 했다.

지난달 경부고속도로에 일어난 탱크로리 교통사고 화재로 피해을 입은 대구 동구 안심습지 인근의 농가창고의 모습. 2016 6. 22/정지훈기자ⓒ News1
23일 대구시 동구 괴전동 경부고속도로 인근에 있는 연밭에 기름이 흘러들어 연이 죽어가고 있다.연밭에 흘러 들어간 기름은 지난달 20일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유조차 화재진압을 하는 과정에서 소방수 함께 섞여 들어간 기름이다.이날 사고로 불씨가 남아있는 기름이 농수로를 타고 마을 앞 연밭 등으로 흘러들어 인근 사과밭 등을 태우는 2차 피해가 발생했다.2016.6.23/뉴스1 ⓒ News1 정지훈 기자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도로 하자로 인해 사고가 났다면 피해보상 주체가 도로공사일 수 있지만 아직 보상 주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고, 피해농민에게 선보상하고 사고원인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지금은 법적인 근거도 없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오는 7월9일 관련 기관, 보험사 등과 함께 사고 원인 규명과 과실비율 등을 밝힐 합동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따라 조사 이후 과실 주체와 과실 비율이 정해지면 피해자와 피해 기관들이 보상비율에 따라 보상금을 나눠 지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사고차량 운전자의 과실로 국한될 경우 수십억원에 달하는 피해보상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동구청은 이런 사태에 대비해 한국도로공사 등을 상대로 한 소송 진행 여부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보상 진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피해농민 등과 함께 공동으로 소송을 진행하는 부분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타버린 농자재 창고와 복숭아 밭을 바라보면 한숨을 내쉬는 농민들. 이곳은 지난달 대구시 동구 괴정동 경부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승용차와 탱크로리 충돌사고로 화재가 발생해 화재진압을 위해 뿌린 물과 함께 불 붙은 기름이 떠내려와 창고 등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2016. 6. 22 / 정지훈 기자ⓒ News1

daegu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