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 보러 왔어요"…몰려든 인파에 아쿠아리움 된 부산 북항
3일 연속 부산 북항친수공원에 상어 등장…10분 마다 '풍덩' 방문객은 '환호'
부산 외 전국서 상어 구경 행렬…전재수 "다양한 생물 공존하는 바다 만들 것"
-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부산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3일 연속 상어가 발견되는 진풍경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부산뿐만 아니라 경남, 경북 등에서도 상어를 구경하기 위한 인파가 몰리며 1964년 있었던 '해운대 거북이 환송회'가 떠오른다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부산 북항친수공원은 상어를 구경하기 위한 인파와 러닝행사 참여자 등이 겹치며 북새통을 이뤘다.
이번에 등장한 상어는 지난 18일 오전 친수공원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수산과학원(수과원) 등에 따르면 해당 상어는 우리 동해나 제주도를 중심으로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무태상어'로 갈색에 3m가 넘는 외형을 가졌다.
등장 초기 해양경찰은 소방당국 등과 공조해 경비함정 2척 및 상어퇴치기 등을 동원해 외해로 쫓아내려 시도했다. 그러나 수과원이 공격성을 보일 수 있고 멸종위기종인 만큼 개체의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내면서 당일 오후 철수하고 자연스럽게 외해로 나갈 수 있게끔 유도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북항친수공원을 찾았을 때도 여전히 상어는 있었다. 3일 연속 상어가 등장하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이에 공원을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은 직원 등으로 구성된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방송을 통해 연신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주차장과 연결된 승강기 주변 등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상어 관람구역 내 체류시간을 30분 이내로 해달라"는 안내가 붙기도 했다.
공원을 찾은 방문객들도 안전요원의 안내에 따라 질서정연한 가운데 상어가 등장하는 순간을 눈이나 휴대전화 카메라에 담고자 즐겁게 기다렸다. 이들은 10여 분마다 상어가 등장, 물장구를 칠 때마다 환호성을 터뜨렸다.
부산은 물론 경남, 대구 등에서 상어를 보기 위해 일부러 찾아온 방문객들이 있었으며 기존 여행계획을 바꿔 북항 친수공원을 찾아온 서울 및 수도권 관광객의 모습도 포착됐다. 특히 자녀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기 위해 가족단위로 공원을 찾은 경우도 많았다.
주변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카페도 앉을 공간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주문받기 위해 설치된 키오스크 기기에 '전 음료 휘핑크림을 제외하고 제공된다'는 안내가 붙을 정도였다.
경남 김해에서 온 40대 남성 장성래 씨는 "상어를 보기 위해 처음으로 북항친수공원을 찾았다"며 "(시민들이 오가는 친수공원에) 상어가 출몰했다고 해 신기해서 오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가족들과 공원을 찾은 40대 후반 유동욱 씨도 "아들 및 가족들과 상어를 보기 위해 일부러 부산을 찾았다"며 "부산을 찾은 김에 국밥도 먹고 여행을 즐기다 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수도권에서 왔다는 30대 여성 A 씨도 "당초 계획했던 일정에 따라 부산역 주변에서 국밥을 먹기로 했지만 상어를 보기 위해 잠시 미뤘다"며 "이렇게 상어를 보게 돼 신기하다"고 했다.
오프라인 공간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상어의 인기는 이어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관련 릴스가 시간대별로 업로드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실제 정오 기준 '부산상어'를 키워드로 인스타그램을 검색하면 관련 영상 수가 100개가 넘어서고 조회수가 800만회에 육박하는 영상도 있었다.
이렇듯 북항 친수공원에 등장한 상어가 큰 관심을 받자 1964년 5월 해운대 해수욕장 일원에서 등장한 200세 이상 먹은 거북이를 떠올리게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시 진행된 거북이 환송식에는 3만여 명이 모여 노잣돈을 걷고 오색 치마저고리를 헌납하는 등 진풍경이 벌어져 전국적인 관심을 끌었다.
해당 사건은 해운대 해수욕장이 송도 해수욕장을 밀어내고 국내 최고 피서지 자리에 오르는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영물인 거북이의 방문이 직접적인 요인이라 얘기할 수는 없지만 해운대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는 역할이 분명히 있었다는 것이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경우처럼 북항 친수공원도 부산의 대표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상어의 등장으로 높아진 인지도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자신의 SNS에 "북항 친수공원의 생태계가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북항을 잘 가꿔서 다양한 생물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바다로 만들어 갈 테니 더 자주 찾고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김시형 전 부산 중구의원도 "무태상어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면 일회성 헤프닝으로 끝나게 된다"며 "무태상어를 북항 대표 캐릭터로 만들어 새 친구가 되자"고 제안했다.
red-yun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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