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괴롭힘' 조선소 여성 이주노동자 정신질환 산재 인정

직장 내 괴롭힘 외부 기관 상담에 계약 해지 통보까지

(거제=뉴스1) 강미영 기자 =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겪은 조선소 하청업체 여성 이주노동자의 정신질환이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7일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에 따르면 경남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최근 용접공 A 씨(우즈베키스탄 국적·여)의 '적응장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했다.

업무상질병판정서에 따르면 경남 거제의 한 조선소 하청업체에서 근무한 A 씨는 지난 2025년 8월부터 관리자 B 씨에게 직장 내 괴롭힘과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B 씨가 자신의 가슴을 만지려 하는 등 성추행을 시도했고, 직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모욕과 욕설을 했다고 전했다.

또 이러한 내용을 외부 기관에 상담했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충격을 받아 적응장애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B 씨는 성희롱을 한 사실이 없다며 A 씨를 무고죄로 신고했지만 경찰은 지난 4월 A 씨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했다.

사업주 측은 양측의 주장이 달라 사실관계를 판단하기 어려웠으며, 고용노동부 신고 이후 A 씨의 의견을 존중해 갈등이 재발하지 않도록 중재했고 A 씨의 요구대로 근무 반을 분리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정위는 A 씨가 여성 근로자로서 근무 중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았고 작업환경의학과 초진기록지에서 이러한 기록이 확인되는 점, 근로계약 해지 등으로 실신할 정도의 충격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A 씨가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으로 진정을 제기했고 사용자 측의 취하 요청에 따라 가해자와의 분리·비자 연장·근로계약 연장을 조건으로 합의 후 진정을 취하한 점을 비춰 A 씨의 주장이 사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점을 종합 A 씨가 직장 내에서 겪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적응장애의 발병 원인 또는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거제노동안전보건활동가모임 관계자는 "고용허가제(E-9) 이주노동자 고용이 사실상 원청의 필요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원청에서도 관련 재해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