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달러 준다" 말에 필로폰 가방 운반한 대만인 '징역 6년'

부산고등·지방법원 깃발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고등·지방법원 깃발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100만 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캄보디아에서 필로폰 5㎏ 상당이 든 여행 가방을 국내로 들여온 70대 대만인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대만 국적 A 씨(70대·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3월 22일 캄보디아 한 호텔 앞에서 시가 5억 1130만 원 상당의 필로폰 약 5.1㎏이 든 여행 가방을 건네받아 국내로 밀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필로폰이 든 백팩 3개를 여행 가방에 넣어 위탁 수하물로 부친 뒤 캄보디아 씨엠립에서 베트남 하노이를 거쳐 이튿날 김해국제공항으로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자신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일하는 영국인이라고 소개한 B 씨로부터 "자금세탁을 위한 물건을 전달해 주면 100만 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행 가방 안에는 자금세탁에 필요한 '보안 토큰'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았을 뿐 필로폰인지는 몰랐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가방에 든 물건이 마약인지 의심해 B 씨에게 물어봤다고 진술한 점을 근거로 A 씨가 여행 가방에 마약이 들어 있을 가능성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고 판단했다.

B 씨가 A 씨에게 "여행 가방을 위탁 수하물로 부치고 항공사 직원이 내용물을 물으면 옷과 소지품이라고 답하라"고 지시한 점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재판부는 "단순히 물건을 전달하는 대가로 100만 달러를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A 씨는 가방에 불법적인 물건이 들어 있고 적발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입한 필로폰의 양이 상당히 많고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미필적 고의로 범행한 점과 마약이 국내에 유통되지 않은 점, 범행 대가로 얻은 별다른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