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업 재편 가속…"일자리 뺏길라" 불안에 떠는 고성·거제

고성군, SK오션플랜트 매각에 따른 투자·고용 이행 촉구
거제는 삼성·한화 설계 인력 부산행에 일자리 유출 우려

SK오션플랜트 야드 전경.(SK오션플랜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경남=뉴스1) 강미영 기자 = 경남에 사업장을 둔 대기업의 사업 재편과 인력 이동이 잇따르면서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성에서는 지역 최대 사업장인 SK오션플랜트가 사모펀드에 매각되면서 기존 투자·고용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달 31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디오션 컨소시엄과 SK오션플랜트 보유 지분 35.62% 전량을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는 2022년 SK에코플랜트가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를 인수한 지 4년 만이다.

경남도와 고성군은 SK오션플랜트 인수 이후 안정적인 투자와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행정·제도적 지원을 해왔다.

특히 SK오션플랜트의 해상풍력 특화 생산기지(신야드) 조성을 위해 고성 양촌·용정지구를 경남 제1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했다.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되면 각종 세제 감면과 보조금 등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SK오션플랜트는 이를 기반으로 1조 원을 투자해 신야드를 조성하고 3600여 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한편 지역사회와 상생협력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매각이 추진되면서 기존 투자와 고용계획이 공중 분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지역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디오션 측은 신야드 확장과 함께 지역인재 우선 채용, 직업훈련 프로그램 운영 등 지역 상생 방안을 군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군은 구체적인 상생 협력 방안과 투자 계획, 지역 발전 기여 방안 등을 명확히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기존 투자·고용 창출 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법적 구속력을 갖춘 이행확약서 또는 상호이행협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거제에서는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인근 부산을 설계·연구개발 거점으로 육성하면서 핵심 인력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부산시와 부산 연구개발(R&D)센터의 역할 확대와 해양설계·연구인력 신규 채용을 위한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부산엔지니어링센터(BEC)를 조성하고 특수선과 해양 분야 등의 설계인력을 추가 채용하고 있다.

양대 조선소가 부산에서 우수 설계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면서 사업장이 위치한 거제시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거제시는 부산으로 양질의 일자리가 유출되면서 거제가 조선산업의 핵심 기능을 잃고 단순 생산기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현장 인력 부족을 이주노동자 중심으로 충원하기보다 퇴직 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신규 정규직 채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 관계자는 "현재 검토 중인 부산 설계 거점은 거제의 기능을 이전하는 것이 아닌 동남권의 우수 인력을 폭넓게 확보해 거제사업장의 생산·건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보완적 수단"이라며 "거제를 중심으로 경남과 부산의 조선업 역량을 연결하고 동남권 조선업의 동방 성장을 견인할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