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노동계 "호르무즈 파병은 전쟁 동참…즉각 중단해야"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들. 오만 무산담에서 촬영, 2026년 7월 12일 ⓒ 로이터=뉴스1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들. 오만 무산담에서 촬영, 2026년 7월 12일 ⓒ 로이터=뉴스1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포함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검토하는 데 대해 부산지역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4일 성명을 내고 "군수지원이든 해상초계든 어떤 명목이든 한국군을 보내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전쟁 동참"이라며 "정부는 모든 파병 검토와 군사적 준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청와대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군사적 기여 방안과 관련해 전투·비전투, 수색 등을 포함해 다양한 선택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파병 전력이나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의존도가 70%에 육박하는 만큼 자유로운 통항이 국익과 직결된다는 입장이다. 실제 전력을 투입할 경우 한반도 대비 태세와 국회 동의 등 국내법상 절차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호르무즈 해협 불안에 따른 경제·에너지 수급 문제를 군사적 개입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군사력으로 전쟁에 가담하는 것은 긴장을 해소하는 해법이 아니라 충돌과 보복의 위험을 더욱 키울 뿐"이라며 "전쟁이 확대되면 유가와 물가 상승, 산업과 고용의 불안, 막대한 군사비용의 부담은 결국 노동자와 서민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파병 검토가 미국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며 정부가 이를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파병 검토는 이란 전쟁을 돕지 않는다며 반복적으로 압박해 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요구에 굴복하는 길"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국을 중동 전쟁의 당사자로 만드는 위험한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현재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프랑스와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위한 기여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헌법이 국제평화 유지와 침략전쟁 부인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우리 군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미국이 일으키는 전쟁과 국제분쟁에 불려 다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과거 이라크 파병 사례도 거론했다. 민주노총은 노무현 정부가 한미동맹을 명분으로 이라크 파병을 결정한 이후에도 미국의 정치·경제·외교적 압박이 이어졌다며 같은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회 역시 파병동의안이 제출될 경우 이를 단호히 부결해야 한다"며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을 전쟁의 희생물로 내놓는 어떠한 결정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