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 수사·기소 알고도 같은 부서 근무…창녕군 피해자 보호 '논란'

수사 통보에도 근무지 분리 안 해…자체조사는 6개월 뒤
피해자 별도 조사 없이 징계 보류…1심 선고 후 직위해제

창녕군청.(창녕군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창녕=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 창녕군이 소속 공무원의 공무직 직원 강제추행 사건과 관련해 수사 개시부터 기소까지 형사절차 진행 상황을 단계별로 통보받고도 피해자 보호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창원지법 밀양지원 형사1단독 최민석 판사는 지난달 27일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창녕군청 소속 공무원 A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A 씨는 2015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같은 과에서 근무하던 공무직 직원 B 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5년 12월 창녕군 창녕읍의 한 노래연습장에서 B 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2017년 8월에는 대구 달성군의 한 전망대에서 B 씨를 강제 추행하고 "모텔에 가자"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듬해 6월에는 B 씨에게 전화해 성적 비하 표현이 담긴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지난해 1월 B 씨가 경찰에 A 씨를 고소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같은 해 2월 수사에 착수해 7월 A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8월 A 씨를 약식기소했고 법원은 벌금 7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경찰과 검찰은 수사 개시와 송치, 기소 등 형사절차가 진행될 때마다 관련 사실을 군에 통보했다.

군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도 피해자 보호와 사실확인을 위한 조치를 충분히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피해자나 성폭력 행위자의 근무 장소 변경이나 전보 등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도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사실확인을 위한 조사를 하도록 규정한다.

군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A 씨와 B 씨의 근무지를 분리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쯤 B 씨에게 A 씨와의 근무지 분리 등에 대한 의사를 확인했지만, B 씨가 자신이 아닌 A 씨의 근무지를 변경해 달라고 요청하자 A 씨가 특수 직렬이라 전보가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군 행정과 관계자는 "A 씨가 특수직렬이라 다른 근무지로 옮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두 사람이 같은 부서이기는 하지만 근무하는 건물이 떨어져 있어 공간적으로는 분리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군의 자체 사실확인 조사도 수사 개시 통보 약 6개월 뒤에야 이뤄졌다. 군은 지난해 8월부터 자체 사실확인 조사에 나섰지만, 이 과정에서 피해자인 B 씨를 상대로 별도의 사실확인 조사는 하지 않았다.

군 감사팀 관계자는 "지방공무원 징계 규칙에 따라 수사·기소 결과가 나온 뒤 자체 조사를 시행했다"며 "수사기관에서 충분한 조사가 이뤄진 상황에서 피해자를 다시 조사할 경우 2차 피해가 우려돼 B 씨에 대한 별도 조사는 진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 씨에 대한 징계도 형사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류됐다. 군은 지난해 8월 법원의 약식명령 이후 열린 인사위원회에서 A 씨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지만, 정식재판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기로 했다.

군 행정과 관계자는 "당시 A 씨가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었고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며 "인사위원들이 재판 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결정하자는 의견을 내 보류했다"고 말했다.

군은 1심에서 A 씨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된 뒤인 지난달 31일 A 씨를 직위해제했다. 군은 A 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검토한 뒤 중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경남도 인사위원회에 징계 의결을 요구할 방침이다.

pms71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