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견 건설사 비리' 회사 대표, 2심서 벌금 25억→15억 감형

금융사 직원 2명 배임 혐의는 무죄로 뒤집혀
재판부, 위법수집증거 판단 유지

부산고등·지방법원 깃발 ⓒ 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부산 중견 건설업체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과 불법 로비 의혹 등으로 불거진 비리 사건 항소심에서 건설사 대표의 벌금형이 25억 원에서 15억 원으로 감형됐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던 금융사 직원 2명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박운삼 재판장)는 26일 부산 중견 건설업체 대표 A 씨와 오너 일가, 금융사 직원 등이 연루된 관련 사건 3건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벌금 25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5억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건설업체 법인에 대해서도 원심의 벌금 5억 원을 파기하고 벌금 2억 5000만 원으로 감형했다.

A 씨는 2014년 8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하도급 업체에 부풀린 공사비를 지급한 뒤 되돌려 받는 방식으로 82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A 씨가 항소심에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횡령 금액에 대한 소득세 등을 납부한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판단했다.

또 A 씨가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지만 상당 부분은 부친이자 창업주인 C 씨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고 범행을 전적으로 주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조성된 비자금 중 상당 부분을 C 씨가 사용한 것으로 판단되고 피해 회사들이 C 씨 일가의 가족회사인 점, 피해 금액 대부분이 회복된 점 등을 추가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무겁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김 씨의 뇌물공여 혐의 등에 대해서도 사실오인과 법리 오해를 이유로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관련 압수물이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객관적 관련성이 없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원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봤다.

오너 일가 차남 B 씨가 자신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건설업체 자금 50억 원을 빌려준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유죄가 유지됐다.

재판부는 당시 건설업체의 자산 상태 등을 고려하면 50억 원을 빌려준 것만으로 회사에 재정적 위기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골프장 건설 계획 자체도 잘못된 경영 판단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사업성이나 위험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없이 50억 원을 지원했고 담보도 확보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배임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둘째 아들을 위해 무리하게 회사 자금을 동원해 사업을 지원하려 했던 것으로 판단된다"며 B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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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건설사에 70억 원을 먼저 인출할 수 있도록 대출 조건을 변경해 준 혐의로 1심에서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금융사 직원 2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은 해당 70억 원도 금융사가 담보로 제공받은 사업이익에 포함되기 때문에 이를 건설사가 먼저 받아 가도록 한 행위가 배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계약 내용 등을 토대로 해당 70억 원은 금융사에 담보로 제공된 사업이익에서 제외되는 금액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건설사가 금융사보다 먼저 70억 원을 받아 가도록 한 행위를 배임으로 볼 수 없다며 원심의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나머지 뇌물수수와 증재 등 혐의에 대해서는 1심의 무죄 판단이 유지됐다.

재판부는 검찰이 횡령·배임 혐의로 발부받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면서 확보한 뇌물 관련 자료는 당초 영장에 기재된 혐의와 객관적 관련성이 없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법수집증거를 제외하면 해당 공소사실을 입증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사건은 A·B 씨와 이들의 부친이자 창업주 C 씨가 경영권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과정에서 서로의 비리 의혹을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C 씨는 재판 도중 숨져 공소가 기각됐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