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써 키웠어도 바다 수온이 높으니…" 통영 어민들 양식어류 긴급 방류

통영 전 해역 고수온주의보…폐사 처리시 득 보다 실 많아
고수온 취약종 600만 마리 방류 예정

13일 경남 통영시 산양읍의 한 해상에서 어민들이 조피볼락 치어를 물속에 풀어주고 있다.2026.08.13/뉴스1 강미영기자

(통영=뉴스1) 강미영 기자 = 13일 오후 경남 통영시 산양읍의 한 해상가두리 양식장.

가두리 안을 헤엄치던 어린 조피볼락(우럭)들이 하나둘 뜰채에 건져졌다.

어민들은 건져 올린 조피볼락을 바구니에 담아 저울에 무게를 재며 방류 준비에 나섰다.

지난 10일부터 통영 전 해역으로 고수온주의보가 확대되면서 통영에서도 양식어류 긴급 방류가 시작됐다.

이날 이곳에서 방류되는 조피볼락은 모두 6만 마리.

무게를 잰 조피볼락은 상태 확인 후 어선으로 옮겨졌다. 어선은 양식장 인근을 떠나 수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외해로 이동한 뒤 조피볼락을 바다로 풀어줬다.

양식장을 운영하는 이 씨(60대)는 방류되는 우럭을 보며 근심 어린 눈빛을 숨기지 못했다.

이 씨는 "30년 정도 양식업을 했는데 그동안 적조로 인한 방류는 해봤지만 고수온 방류 신청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예전에는 고수온 피해가 없었는데 최근 5년 사이 부쩍 심해졌다"고 말했다.

애써 키운 물고기를 바다에 놓아주는 일이지만 어민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고수온으로 양식어류가 집단 폐사할 경우 폐사체를 냉동 보관한 뒤 수거·처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데다 보관 비용도 만만치 않다.

거기에 부패가 진행되면서 발생하는 악취로 인근 주민들의 민원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씨는 "바다 수온이 오르는 걸 우리가 어떻게 할 방도가 없지 않냐"면서 "아무래도 8월 말과 9월 초에는 수온이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돼 폐사체를 처리하는 것보다 미리 풀어주는 게 낫지 않을까"라고 전했다.

고수온이 이어지는 데다 긴급방류 절차가 간소화되고 관련 지원도 확대되면서 방류를 신청하는 어민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까지 통영시에 접수된 긴급 방류 신청은 모두 76건으로, 약 600만 마리에 달한다. 조피볼락을 비롯해 가숭어, 말쥐치 등 고수온에 취약한 어종이 대부분이다.

시는 양식어류의 품종, 크기, 사육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긴급 방류 대상을 선정한 뒤 방류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승천 어업진흥과장은 "현장 예찰과 수온 모니터링을 강화해 어업인 피해 최소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myk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