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려견 비비탄 난사' 20대 또 법정 선다…부산고검, 추가 기소

검찰, 당초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 불기소 처분
부산고검, 피해 견주 항고 받아들여 추가 기소

경남 거제시 일운면 한 식당 마당에서 20대 일행 3명이 묶여있던 반려견에게 비비탄을 난사하고 있다.(비글구조네트워크 인스타그램 갈무리.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박서현 기자 = 경남 거제에서 반려견들에게 비비탄을 난사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20대 남성이 당시 사용한 비비탄총 소지 혐의로도 추가 재판을 받게 됐다.

1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고검은 지난 6일 이 사건의 주범격인 A 씨(20대·남)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총포화약법) 위반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은 것에 불복한 피해 견주 B 씨 측의 항고를 받아들여 A 씨를 추가 기소했다.

부산고검은 사건을 재검토한 결과 A 씨의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직권으로 A 씨를 추가 기소했다.

이에 따라 A 씨는 기존에 재판받고 있는 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와 별도로 총포화약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A 씨는 지난해 6월 8일 오전 1시쯤 경남 거제시 일운면 한 식당에 침입해 공범 2명과 함께 마당에 묶여 있던 반려견들을 향해 비비탄을 여러 차례 발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으로 반려견 1마리는 왼쪽 안구를 적출하는 수술을 받았고 다른 1마리는 사건 다음 날 폐사했다. 다만 폐사 원인이 비비탄 난사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아 관련 혐의는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았다.

사건은 피고인들의 군 복무 여부와 전역 시점이 달라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군과 민간 검찰을 거쳤다. 공범 가운데 당시 현역 군인이었던 1명은 군검찰에 의해 먼저 기소돼 군사법원에서 재판받았고, 이후 전역하면서 사건이 부산지검 동부지청으로 넘어왔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A 씨를 포함한 공범들을 특수주거침입과 동물보호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공범인 형제 2명에게는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지만 A 씨는 해당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B 씨 측은 A 씨 역시 범행 당시 모의총포에 해당하는 비비탄총을 소지했다며 처분에 불복해 항고했다.

B 씨 법률대리인 김민호 법무법인(유한) LKB 평산 변호사는 항고 과정에서 범행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재검토하고 해당 혐의와 관련한 헌법재판소 결정례 등을 근거로 A 씨에게도 해당 혐의가 성립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 변호사는 "이번 부산고검의 공소제기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피해자와 함께 CCTV 영상을 반복적으로 면밀히 분석하는 등 고된 증거분석 절차를 거쳤다"며 "헌법재판소의 결정례와 그 취지를 인용하며 검찰을 설득했고, 결국 법리와 진실에 맞는 판단이 나와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3일 열린 첫 공판에서도 A 씨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한 항고 결과를 기다릴지를 두고 B 씨 측과 피고인 측 사이에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당시 B 씨 측은 검찰에 제기한 항고가 받아들여질 경우 별도로 재판받는 것보다 기존 사건과 함께 심리하는 것이 피고인에게도 유리할 수 있다며 재판을 한 차례 더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A 씨 측은 첫 공판에서 변론을 종결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별도로 항고가 받아들여져 다시 기소된다면 별건으로 이뤄지는 게 피고인에게 오히려 양형상 불이익해 보인다"면서도 피고인 측이 이를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해 예정대로 변론을 종결했다.

결국 B 씨 측이 당시 예상했던 대로 부산고검이 불기소 처분을 뒤집고 직접 공소를 제기하면서 A 씨는 해당 혐의로 별도의 재판을 받게 됐다.

B 씨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피고인 3명 모두 비비탄총과 관련한 혐의가 인정될 것으로 생각했는데 한 명이 무혐의 처분을 받아 걱정이 컸다"며 "A 씨가 혼자 총기를 꺼내 숙소 공용공간을 돌아다니는 CCTV도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항고가 받아들여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공론화한 김세현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이사는 "이번 항고 결과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저항할 수 없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폭력일수록 우리 사회가 더욱 엄중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형제인 두 공범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B 씨는 "1년 넘게 사건이 이어지는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고 선고만 바라보며 버텨왔다"며 "동물보호법상 장기간의 실형이 선고되기 어렵다는 점은 알고 있어 큰 기대를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짧은 기간이라도 징역형이 선고돼 앞으로 동물 학대 사건을 엄중하게 처벌하는 선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사건 선고는 오는 18일 부산지법 동부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wise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