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 달 넘었는데 의장 못 뽑은 강서구의회…부산 유일 불명예

추경 42억 원 심사 지연…주민 민원·사업 차질 우려

강서구의회 본회의장. (강서구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이주현 기자 = 부산 강서구의회가 출범 한 달이 넘도록 원구성을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의회 기능이 사실상 멈춰 섰다. 부산 16개 기초의회 가운데 원구성을 완료하지 못한 곳은 강서구의회가 유일하다.

강서구의회는 현재 더불어민주당 4석, 국민의힘 4석으로 구성돼 있다. 양당은 원구성을 마무리하기 위해 지난달 31일 본회의를 열고 의장단 선출에 나섰지만, 의장 선거가 두 차례 모두 무산되면서 결국 원구성에 실패했다.

원구성이 장기화된 배경에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배분을 둘러싸고 여야가 충돌하면서다.

당초 국민의힘은 의장과 부의장, 기획문화운영위원장, 복지경제도시위원장 등 4개 자리를 모두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민주당 소속 구청장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의회를 국민의힘이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또한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모두가 재선 이상인 반면 민주당은 재선 1명과 초선 3명으로 구성된 만큼 선수와 경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를 댔다.

반면 민주당은 의석수가 4대4로 같은 만큼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도 각각 2자리씩 나누는 것이 민심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역구 득표와 정당 득표 모두 국민의힘을 앞섰고 비례대표까지 확보한 만큼 구민들이 더 큰 역할을 부여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양측은 협상을 이어간 끝에 국민의힘이 의장과 기획문화운영위원장을, 민주당이 부의장과 복지경제도시위원장을 맡는 방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원구성 타결이 기대됐다.

그러나 의장 선출 과정에서 합의는 깨졌다. 1차 투표에서는 국민의힘 의원 4명이 국민의힘 소속 3선 김주홍 의원에게, 민주당 의원 4명은 민주당 소속 재선 김정용 의원에게 각각 투표하면서 4대4 동률이 나왔다.

이어진 2차 투표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시 김주홍 의원에게 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김정용 의원 대신 국민의힘 소속 재선 이자연 의원에게 투표했다. 이 역시 4대4 동률로 끝나 의장 선출은 또다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선수보다 연장자를 우선한다'는 원칙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다. 선수는 김주홍 의원이 앞서지만, 두 의원이 동갑인 가운데 이자연 의원의 생일이 더 빠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합의와 다른 방향으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해 본회의장을 떠났고, 결국 의장을 비롯한 원구성은 모두 무산됐다.

이후 양당은 책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의장 후보로 김주홍 의원을, 기획문화운영위원장 후보로 이자연 의원을 각각 선출하기로 이미 합의했지만 민주당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2차 투표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갑자기 이자연 의원에게 표를 던진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행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의장을 국민의힘이 맡기로 한 데에는 동의했지만, 특정 후보를 의장으로 선출하기로 합의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2차 투표에서 이자연 의원에게 표를 던진 이유에 대해 "김주홍 의원은 이미 의장을 역임한 만큼 의장 경험이 없는 이자연 의원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민주당과의 소통 측면에서도 이 의원이 더 적합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여야 간 신뢰가 무너지면서 후속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다음 의장 선출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원구성이 장기화되면서 42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각종 주민 민원 처리와 주요 사업 추진 역시 차질이 우려되면서 정치권의 대립이 결국 주민 피해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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