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첫 여소야대…강무길 "시민 이익엔 협조, 아니면 검증 불가피"

[인터뷰] 부산시의회 의장
"전임 시장 지우기 제동…'해양수도 부산'은 협력"

강무길 제10대 부산시의회 전반기 의장.(부산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부산=뉴스1) 이주현 기자 = 민선 9기 부산시정과 제10대 부산시의회가 힘차게 출발했지만 향후 순항할 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따라 붙는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부산시는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재수 시장 체제로 바뀐 반면, 부산시의회는 전체 48석 가운데 국민의힘이 37석, 더불어민주당이 11석을 차지하며 국민의힘이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면서다.

시장과 시의회의 정치 지형이 달라진 만큼 향후 시정 운영에서는 협치와 견제의 균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강무길 제10대 부산시의회 전반기 의장은 부산시와의 협력 방향과 의회의 견제 역할, 그리고 앞으로의 의회 운영 구상을 서면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강 의장은 현재 부산의 정치 상황에 대해 "부산시의회 35년 역사상 처음 맞는 여소야대 상황인 만큼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원칙만 지킨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칙은 시민의 이익과 부산 발전"이라며 "시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면 적극 협력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정책은 철저히 검증하고 견제하겠다"고 강조했다.

먼저 강 의장은 전재수 시장이 협치를 강조하면서도 전임 시정의 핵심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무리한 '전임 시장 지우기'가 있다면 시의회가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 문제를 꼽았다.

사직야구장 재건축과 관련해서는 "시설 노후화와 안전 문제를 고려하면 당초 계획대로 2028년 착공해 2031년 준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역대 야구장 건립 사업 가운데 가장 많은 299억 원의 국비를 어렵게 확보했는데, 이를 반납하게 되는 것은 물론 사직야구장 일대 상권 위축과 지역 갈등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반면 전재수 시장이 추진하는 북항 돔구장 건립에 대해서는 "부산의 미래와 연계된 중요한 사업인 만큼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의장은 "사업비가 당초 1조3000억 원에서 최대 3조 원까지 거론되는 만큼 재원 조달과 수익성 등을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며 "아직 구상 단계인 돔구장 때문에 시급한 사직야구장 재건축이 무기한 늦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에 대해서도 "2024년 업무협약 체결과 2025년 시의회의 관리계획안 의결 등 절차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며 "사업을 백지화할 경우 행정 신뢰와 국제적 신뢰 모두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중하고 종합적인 검토를 거쳐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의장은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조성 특별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도 반드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전재수 시장dl 정부와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느라 방향을 못잡고 있는 것 같다"며 "부산시의회가 지역 정치권, 경제계, 시민사회와 손 잡고 앞서 길을 열어보겠다"고 말했다. 또 시민 호응이 높았던 '15분 도시' 정책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의장은 부산시정을 견제하는 방안의 하나로 추진 중인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 확대 계획도 언급했다. 그는 "인사청문 대상을 기존 10개 기관에서 17개 기관으로 확대하는 조례를 준비하고 있다"며 "부산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현재는 심사를 보류했지만, 오는 9월 임시회에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부산시에서 산하 공공기관 상당수가 기관장 공석 상태인 데다 인사청문 절차가 진행될 경우 업무 공백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이유로 시행 시기 연기를 요청했다"며 "시의회는 이를 대승적인 차원에서 수용했다. 이번 결정은 안정적인 시정 운영을 뒷받침하고 시와 의회가 협치의 첫걸음을 내딛은 의미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

협력이 필요한 분야로는 전재수 시장이 추진하는 '해양수도 부산' 정책을 꼽았다. 강 의장은 "지난해 특별법 제정으로 해양수산부가 부산으로 이전하고 부산이 해양수도로서 법적 지위를 갖게 됐지만, 이는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며 "부산시의회도 해양·신공항 발전 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련 정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어 "HMM의 핵심 기능이 부산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해운기업 추가 유치에도 힘을 실을 것"이라며 "가덕도신공항 역시 제2활주로 건설과 조기 개항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전재수 시장이 추진하는 '민생 100일 비상조치'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민생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사안이 아니며, 현금성 지원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산업 경쟁력 강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중장기적인 대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필요성에도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생 추경이라는 본래 취지에 부합하는지 철저히 검증하는 한편, 재정 건전성도 함께 확보할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겠다"며 "민생 회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예산이라면 시의회도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무길 부산시의회 의장이 의장석에서 본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부산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강 의장은 부산시청과 부산시의회 청사와의 특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정계 입문 전 건축사로 활동했던 그는 1991년 부산시청·부산시의회 통합청사 설계 공모에 참여해 당선작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당선된 설계안은 시청과 시의회, 경찰청을 유기적으로 배치하고 효율적인 동선을 구현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경찰청까지 포함한 공공청사 공간을 통합 설계한 국내 최초 사례로 주목받았다.

강 의장은 "30대 초반 시절 부산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청사 설계에 참여했던 경험은 제 인생에서 큰 자부심이자 성취감으로 남아 있다"며 "20여 년이 흐른 뒤 그 건물에서 시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다시 시의회 의장으로 일하게 된 것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만큼 뜻깊고 감회가 새롭다"고 회상했다.

강 의장은 제10대 부산시의회 운영 방향으로 전문성 강화를 제시했다. 그는 "상임위원회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의정활동 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해 의원들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사회와 대학, 연구기관과 협력을 확대하고 의원 연구모임도 활성화해 부산의 미래 정책을 선도하는 의회를 만들겠다"며 "의장실 문도 항상 열어두고 의원과 직원들과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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