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지원자 떨어뜨리고 회의비로 호텔 갔다…부산 산하기관 민낯

테크노파크 15건·과학기술진흥원 16건 위법·부당사항 확인
부산시, 기관경고·시정 조치하고 엄격한 신상필벌 요구

부산시청 전경 ⓒ News1 윤일지 기자

(부산=뉴스1) 임순택 기자 = 채용·승진 순위를 임의로 바꾸고 열리지 않은 회의 명목으로 호텔비를 결제하는 등 부산시 산하기관의 경영·복무 부실이 감사에서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재단법인 부산테크노파크와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 모두 31건의 위법·부당사항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부산테크노파크에서는 15건이 적발됐다. 감사위는 직원 70명에 대한 신분상 조치를 요구하고 1118만 5000원을 회수하도록 처분했다. 신분상 조치 대상에는 징계 대상자 5명도 포함됐다.

감사 결과 부산테크노파크 원장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직원 채용 과정에서 인사위원회가 추천한 고득점 1순위 후보자를 주관적 판단으로 배제하고 차순위자를 채용하거나 아예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승진 인사에서도 원장이 성과평가 점수를 임의로 부여해 최종 순위를 뒤바꾼 사실이 확인됐다.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정원 외 인력으로 분류해 정년을 넘겨 근무하도록 하면서도 신규 청년 채용은 한 명도 하지 않은 점도 지적됐다.

예산 집행과 계약 과정에서도 다수의 부당행위가 확인됐다.

한 센터 직원들은 실제 회의를 열지 않고도 회의 명목으로 호텔 대관비를 결제한 뒤 개인 숙박비와 식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의비 지출 137건 가운데 108건은 참석자 서명 이미지를 복사해 재사용하거나 참석자 명부를 누락하는 등 관련 서류도 부실하게 작성했다.

행사 용역을 추진하면서 수의계약 횟수 제한을 피하기 위해 다른 업체의 명의를 빌리거나 통합 발주가 가능한 공사를 나눠 수의계약을 체결한 사실도 확인됐다.

일부 직원은 근무시간이나 초과근무 시간에 대학원 박사과정 강의를 상습적으로 수강했다. 공동 활용 장비의 가동률을 실제보다 부풀려 보고한 사례도 적발됐다.

3개월 이상 임대료를 연체한 입주기업 28곳을 규정에 따른 제재 없이 방치해 재정 손실을 키운 점도 감사에서 지적됐다.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에서는 16건의 위법·부당사항이 적발됐다.

진흥원은 직원 채용 면접 과정에서 심사위원이 잘못 계산한 점수를 그대로 집계하거나 응시자 2명의 평가점수를 서로 뒤바꿔 입력하는 등 채용 절차를 부실하게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진흥원 부설 기관인 부산라이즈혁신원 원장은 상급자의 승인 없이 출장과 연가를 스스로 결재했다. 특히 관내 출장의 98%를 승인 없이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두 기관에 기관경고와 시정 조치를 통보하고 규정 정비와 적발 관련자에 대한 엄격한 신상필벌을 요구했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