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계곡도 바짝 타들어간다"…양프리카에 '기우제' 등장

피서철 무색한 내원사 계곡…하류는 물길 완전히 끊겨 '바닥'
기상 관측 이래 연일 40도 웃돌아…마른장마 겹치며 최악 가뭄

경남 양산시 내원사 계곡. 2026.8.3/뉴스1 ⓒ News1 임순택 기자

(양산=뉴스1) 임순택 기자 =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고, 발바닥을 통해 아스팔트의 열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체온을 훌쩍 뛰어넘는 뜨거운 바람에 눈을 뜨기조차 힘든 날씨. 양산시는 지난 2일 사상 초유의 '42.5도'라는 경이적인 기온을 기록했다. 3일에는 전날 보다 3.1도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낮 최고기온이 폭염중대경보의 기준이 되는 39도를 가볍게 뛰어넘은 39.4도를 기록했다.

이날 오후 다시 찾은 양산.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았지만, 지역 내 대표적인 피서 명소인 내원사 계곡의 풍경은 낯설기만 했다. 예년 같으면 이른 아침부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몰려든 피서객들의 텐트와 돗자리로 발 디딜 틈이 없어야 할 곳이다. 하지만 살인적인 폭염 앞에 피서객들의 발길은 뚝 끊겼다.

3일 오후 2시 30분쯤 경남 양산 내원사 계곡에 설치된 재해문자정보시스템에서 37도를 가르키고 있다. 2026.8.3/뉴스1 ⓒ News1 임순택 기자

더 큰 문제는 '물'이었다. 더위를 피해 계곡을 찾는다 한들 발을 담글 물조차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내원사 계곡 상류 쪽으로 올라가야 그나마 얕은 물줄기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뿐, 하류 지역은 상황이 심각했다. 물이 흐르던 자리는 허연 바닥을 고스란히 드러냈고, 바위들은 바짝 메말라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져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양산 지역을 덮친 유례없는 기상 이변 때문이다. 양산은 최근 기상 관측 이래 연일 40도를 넘어서는 가마솥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비가 내리지 않는 이른바 '마른장마'까지 겹치면서 극심한 가뭄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다.

상황이 이토록 악화하자, 현대 사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기우제(祈雨祭)'까지 등장했다. 시는 지난달 30일 가야진용신제보존회는 양산시 원동면 용당리에 위치한 가야진사에서 타들어 가는 대지를 적셔줄 단비를 기원하며 기우제를 봉행했다. 이날 기우제에는 나동연 양산시장을 비롯한 지역 관계자들과 주민들이 참석해, 정성스럽게 제를 올리며 하늘을 향해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폭염 대응을 위해 기존 11대(공공 3대, 민간 8대)로 운영하던 살수차를 총 24대(공공 14대, 민간 10대)로 대폭 확대 편성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산림과와 공원과에 배정된 산불진화차량 등 공공살수차 11대와 민간임차 차량 2대가 새롭게 현장에 투입됐다. 추가 투입된 살수차는 주간선도로와 주거밀집지역을 운행하며 도로의 열섬효과를 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시는 폭염이 꺾일 때까지 지속적으로 살수차를 운영해 시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limst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