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선 북항환승센터, '교통 플랫폼' 본래 목적대로 설계 변경해야"
부산경실련 "숙박 시설 천국으로 변질" 비판
"환승센터지만 환승시설은 6% 불과…생숙은 63%"
- 홍윤 기자
(부산=뉴스1) 홍윤 기자 = 최근 부산항만공사의 사업자에 대한 토지매매계약 해제 통보로 멈춰선 '북항 1단계 복합환승센터' 조성 사업에 대해 '교통 플랫폼'이라는 본래 목적을 되살려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지적이 나왔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부산경실련)은 31일 성명서를 내고 "부산항만공사(BPA)가 북항 1단계 복합환승센터 사업자에게 토지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면서 공사가 멈춰 섰다"며 "단차 문제가 직접적 계기였지만 밑바탕에는 환승센터가 환승기능을 잃어버린 구조적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북항 환승센터 사업은 부산역 인근에 철도, 버스, 항만시설 등을 잇는 통합환승 거점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BPA는 지난달 환승센터 사업자 피큐건설에 계약해제를 통보하며 사업을 중단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저층부 보행데크가 부산역 연결데크보다 약 3.3m 높아 단차가 발생하도록 설계돼 부산역 이용객들의 부산항 조망권 및 노약자, 장애인과 같은 교통약자들의 보행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는 이유다. 사업자인 피큐건설이 BPA가 요청한 설계변경 확약서를 제출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BPA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결국 계약해제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그러나 부산경실련은 분쟁의 요인이 된 '단차' 문제에 앞서 근본적으로 '교통플랫폼' 구축이라는 본질을 외면해 공공성을 잃어버린 게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봤다.
이들은 "북항 재개발 지구단위계획은 환승시설을 부지면적의 40% 이상 확보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며 "사업자는 연면적 산정에서 제외되는 옥외환승시설을 포함시켜 요건을 충족했다고 하지만 건축물 연면적을 기준으로 하면 실제 환승시설은 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부산경실련은 "2016년 최초 사업계획에서 환승시설 비중은 58%에 달했지만 사업이 진행될수록 환승기능이 축소돼 왔다"며 "환승은 ‘끊김 없는 이동’을 지향해야 하고 개인형 이동장치(PM)을 비롯해 다양한 교통수단 간 이동이 편리해야 하지만 옥외 시설로는 기상 및 기후 변화 노출, 교통약자의 이동 제약 등의 문제점으로 환승센터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뒤이어 이들은 "부족한 환승시설 비중에 비해 생활형숙박시설은 63%를 차지한다"며 "최근 사업자가 생활형숙박시설을 오피스텔로 바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수익형 주거·업무시설이라는 본질은 그대로 뒀다. 부산역 역세권과 부산항 항세권을 잇는 ‘교통 플랫폼’을 만들겠다던 사업이 사실상 ‘숙박시설 천국’으로 변질됐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가덕신공항 건설되면 이곳은 기존 해상, 육상(철도, 도시철도, 시내버스, 택시, PM 등)에 항공까지 포괄하고 오페라하우스, 북항마리나 같은 주변문화시설을 연결하는 중요한 거점 시설이 될 것"이라며 "부산시의 미래형 환승허브(MaaS 스테이션) 및 모빌리티 허브 구축이라는 구상에 발맞춰 첨단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기능을 넓히고 본래 목적대로 환승시설을 확충하는 설계변경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항재개발 성공의 척도는 화려한 건물이나 분양 수익이 아니라, 관문의 환승시설이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수익형 주거·업무시설이 공익시설을 밀어내는 구조 자체를 바로잡지 않는 한 공공성은 회복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BPA와 사업자 피큐건설은 복합환승센터 사업중단을 두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또 다른 시민단체인 미래사회를준비하는 시민공감 등은 오는 3일 환승센터를 관할하는 부산 동구청 앞에서 후속조치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예고하기도 했다.
red-yun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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